금융 상반기 11조원 번 4대 금융, 피 말리는 '주주환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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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1조원 번 4대 금융, 피 말리는 '주주환원' 전쟁

등록 2026.07.27 16:19

김다정

  기자

단순 실적 경신 넘어 ROE 중심 '밸류업 2기' 착수'얼마나 벌었나'에서 '얼마나 잘 쓰나'로 패러다임 전환고효율 자산 위주 대출 전환·비이자이익 강화 사활

그래픽=박혜수 기자(AI 활용)그래픽=박혜수 기자(AI 활용)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합산 11조원이 넘는 역대급 순이익을 거두면서 하반기 한층 치열해진 '주주환원' 경쟁을 예고했다. 총주주환원율 50%는 이제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권에서는 한 단계 진화된 '밸류업'의 새 판을 짜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얼마나 벌었나'에서 '벌어들인 자본을 얼마나 잘 쓰나'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를 넘어,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장기적인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일제히 강화했다. 이미 이번 상반기 실적발표까지 밝힌 계획만으로도 지난해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섰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일찌감치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 이후 이는 단순한 목표가 아닌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4대 금융지주 경영진 역시 연내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지난해 주주환원율 36.6%에 그쳤던 우리금융도 "비과세 배당 기준으로는 올해 실질적인 총주주환원율이 50%를 돌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현재의 예상"이라며 "분기배당이 균등화돼 있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고려하면 최소한 50%라는 목표는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최근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공식도 고도화되고 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자본비율·자기자본이익률(ROE)·성장률과 연동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세후 수익률과 주당가치 제고 방식까지 차별화하는 흐름이다.

특히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 안팎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기존의 정적인 목표 제시에서 벗어나 ROE를 핵심 축으로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밸류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신한금융이 ROE, 성장률, 자본비율을 연결한 새 환원 공식을 제시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례적으로 ROE와 성장률을 연동한 환원 공식을 전면에 내걸어 신한금융이 성장할수록 주주환원도 함께 커지는 구조를 만들어 사실상 '상한 없는 주주환원' 시대를 열었다

이번에는 하나금융도 ROE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반영해 수익성과 자산 성장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가 결정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KB금융 역시 한 단계 레벨업된 ROE 체급을 반영한 고도화된 주주환원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나상록 KB금융지주 전무는 "올해 ROE는 1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중장기적으로는 13%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본비율과 연계된 기존 주주환원 공식은 내년까지 유지하되 ROE가 한 단계 올라선 만큼 이를 반영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이 새로운 환원 공식 개편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ROE 개선이 곧 실질적인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ROE는 기업이 주주로부터 받은 돈(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주주환원책의 핵심으로 ROE를 내걸었다는 것은 자본 효율성을 높여 창출한 이익이 곧바로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명확히 한 셈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RWA 성장률이 4% 내외로 관리 가능할 경우, ROE가 9%에서 11%로 상승하면 주주환원율이 이론적으로 56%에서 6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들은 ROE 10%대 안정적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전략 재정비에 착수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금융지주간 주주환원 경쟁의 최종 승패가 고효율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이익 창출력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효율화의 핵심은 RWA를 통제하면서 분자인 순이익을 극대화해 ROE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 1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더라도 자본을 얼마나 슬기롭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몫의 체급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생산적·포용금융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험가중치가 낮은 고효율 자산 위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그룹사 실적을 끌어올려야만 ROE 상승과 주주환원 확대라는 선순환 고리를 완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환원의 핵심 과제는 결국 RWA 관리와 비용 통제, 계열사별 수익성 점검을 통해 '이익 체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 기조 속에서 정교하게 자본을 배분해 ROE 10%대를 유지하는 경영 역량이 밸류업 2기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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