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부터 대출·공급까지···시장 흔들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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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부터 대출·공급까지···시장 흔들 변수는

등록 2026.07.30 07:07

박상훈

  기자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양도세 완화 병행 방안 부각'똘똘한 한 채' 정조준···자산 가치 중심 과세 논의실수요자 중심 대출 규제 개선·정비사업 지원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명 정부가 연이은 국민 토론회를 바탕으로 새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투기 수요는 차단하되, 시장 왜곡을 키운 기존 규제는 손질하는 '선별적 정상화'가 정책 방향의 핵심이다.

시장에선 정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세제 개편'을 꼽는다.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양도세 조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매물 잠김과 임대료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 공급 확대를 위한 인허가 단축과 정비사업 금융 지원, 실수요자 중심 대출 규제 보완도 검토되는 가운데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와 무주택 임차인의 주거 비용까지 좌우할 세제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세제개편, '주택 수' 아닌 '부담 능력' 중심으로

정부의 세제 개편은 과세 기준을 단순한 주택 보유 개수에서 실거주 여부와 자산 가치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부동산 토론회에서는 일정 가액 이하 거주용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완화하는 대신, 초고가 1주택에 대해서는 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비거주 1주택은 보유 공제에서 거주 중심 공제로 전환하고, 다주택자는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등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역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 기간보다 거주 기간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비거주 주택과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혜택을 조정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고가자산 중심의 과세 체계 마련도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 보유 개수가 아니라 실제 세 부담 능력인 담세력을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같은 다주택자라도 수도권 외곽 저가 주택 보유자와 서울 핵심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자산 규모와 담세력은 크게 다르다. '똘똘한 한 채'로 대표되는 서울 강남권 초고가 주택 한 채가 지방 다수 주택보다 높은 자산 가치를 갖는 사례도 존재해 주택 수만으로 과세 대상을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도 과세 기준을 '몇 채를 보유했는가'에서 '얼마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주택 수 중심의 획일적 과세보다 자산 가치와 담세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세제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가주택 기준도 특정 금액을 고정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 이상 또는 상위 일정 비율의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탄력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일각에선 주장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기준을 특정 숫자에 못 박는 순간 세제는 다시 시장 변동을 뒤쫓는 누더기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과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급격한 세 부담 증가는 조세 저항과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보유세는 지금보다 부담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어떤 자산을 대상으로 얼마나 부담을 지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유세가 높아진다면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길도 함께 열어줘야 한다"며 "취득 단계와 처분 단계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재산세와 종부세 통합 논의가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세 형평성, 시장 안정성, 지방재정이라는 여러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를 모두 투기 수요로 보는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다주택자는 전월세 시장에서 민간 임대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공공임대만으로 임대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택 수 기준 중과세가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킬 경우 공급 감소에 따른 임대료 상승 부담이 실수요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임대 공급이 줄어들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이라는 형태로 실수요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규제와 임대 공급 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정교한 세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출은 '핀셋 지원'···공급은 非아파트·민간 임대 활용

금융 정책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수요자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를 일괄 완화하기보다는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구입자 등 정책 대상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부부합산 소득 기준, 세대원 주택 보유 판정, 소액 상속 지분 보유자의 생애최초 인정 여부 등 제도상 사각지대 개선도 검토 대상이다.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보호 원칙을 유지하되 목적 외 활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될 전망이다.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역시 사업 진행 단계와 실거주 목적 등을 고려한 제한적 완화가 거론된다.

공급 정책은 신규 택지 확대보다 기존 도시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다.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 지원과 규제 개선, 기업형 임대사업 활성화, 상가·오피스 등 유휴 공간 활용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사업성이 부족한 정비사업은 선별 지원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민간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역별 수급 여건을 반영한 차등 정책과 함께 정비사업 활성화, 중장기 공급 로드맵,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지원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내세우는 수도권 주택 착공 계획은 단순한 숫자 채우기식 소형 평형 공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수요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도심 내 양질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정비사업 관련 취득세 및 법인세 중과 규제를 대폭 완화해 민간 주도의 질적 주거 사다리를 신속하게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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