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류 바뀌는 조각투자···부동산 지고 국유재산·정형증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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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류 바뀌는 조각투자···부동산 지고 국유재산·정형증권 뜬다

등록 2026.07.30 12:55

한종욱

  기자

당국, 토큰증권 하위법규 개정안 발표 연기제도 미비에 실물자산, 부동산 기반 상품 '흔들'국유재산·정형증권 뜨지만 상품화 시점 미지수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제도 공백과 규제 불확실성이 조각투자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사업이 흔들리면서 국유재산·정형증권을 중심으로 토큰증권(STO) 시장의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이달 발표가 예정된 토큰증권 제도화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은 다음달로 밀릴 전망이다. 7월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심화되는 등 현안에 밀리며 일정이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이 1세대 토큰증권 발행사들은 연이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앞서 카사, 펀블 등 부동산 조각투자를 이끌어온 사업자들은 잇따라 문을 닫았고 부동산 대출채권을 기초로 상품을 발행해온 에이판다도 에잇퍼센트에 인수됐다.

중심서 밀려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법 개정도 요원


원인은 구조적 부담에 있다. 현행 토큰증권 제도는 투자계약증권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투자계약증권은 투자자가 특정 사업에 자금을 대고 그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눠 받는 구조다.

반면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부동산이나 저작권 같은 비정형 실물자산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권을 잘게 나눠 판매하는 방식이다. 과거 혁신금융서비스 체제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상품을 유통하는 구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비정형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구조화하려면 금융혁신지원특별법상 한시적 샌드박스를 활용하거나 자산유동화법상 요건을 맞춰야 한다. 이 방식을 쓰려면 사업자가 기초자산 전체를 먼저 사들인 뒤 그중 5% 이상을 직접 보유해야 한다.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신규 사업자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대폭 높아진 셈이다.

법 개정을 통한 근본적 해법도 지연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 발행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은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패키지로 묶은 형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비금전 재산 신탁의 수익증권 발행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발행·판매·운용 관련 투자자 보호 규정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신탁업자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전자등록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국유재산으로, 증권사는 정형자산으로


이 가운데 정부는 국유재산 관리체계 자체를 전면 개편하는 '국가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부동산 위주로 관리돼온 국유재산 범위를 지식재산(IP) 등 무형자산까지 확대하고 국유부동산을 활용한 토큰증권 발행도 검토한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국유재산 규모는 140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국유재산을 적극 활용해 국부를 창출하고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관련 법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기반시설(SOC) 등에 의무적으로 토큰증권 할당량을 배분해주고 국민참여형으로 갈 공산이 커보인다"며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고, 수익이 꾸준히 발생해야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국유재산, SOC다"고 말했다.

민간에서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한층 구체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그중 중대형 증권사들은 정형증권 토큰화에 힘을 싣고 있다. 비정형 자산은 매입 금액을 비롯해 보관 수수료 등으로 이익률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상품 훼손 시 전액 보전에 따른 리스크도 동반된다.

이에 반해 채권·MMF·펀드 등 정형증권은 이미 발행·판매 기반이 자본시장 안에 갖춰져 있는 데다 투자자 저변이 넓고 가치평가도 비교적 명확하다. 현재 시장 그대로 블록체인화 한다면 기존 대형사들은 기존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밀리게 되면서 실질적으로 정형증권에 대한 논의도 후순위로 미뤄지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법제화도 숙제다. 채권은 채무증권, MMF는 집합투자상품에 해당해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더라도 발행부터 판매, 운용, 수탁에 이르기까지 기존 자본시장법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금전신탁 관련 법안은 '핀셋 개정'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정형증권의 경우 기존 채권·MMF·펀드를 '블록체인'화 하는 것 외에는 특이점이 없다. 글로벌에서도 표준이 형성되지 않아, 이를 도입하기까지는 시간적 괴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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