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행·교육시설 중심 공급망 강화단체 이용시설 렌탈 수요 늘며 성장 기대유지관리 서비스 결합한 차별화 전략
국내 렌탈 시장이 성장 한계에 접어들면서 렌탈업계가 가정 밖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가정용 제품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호텔·은행·교육시설 등 기업 고객을 겨냥한 기업 간 거래(B2B)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제품 관리 서비스 결합을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렌탈업체들은 최근 기업 고객 대상 제품 공급과 공간 제휴 사업을 확대하며 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가 B2B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국내 가정용 렌탈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정수기 보급률은 약 50% 수준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렌탈 품목인 정수기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든 데다 1인 가구 증가로 가정 내 신규 수요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일반 가구의 35.5%를 차지했다. 가구 구조 변화로 기존 가정용 렌탈 시장만으로는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렌탈업체들이 기업·기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인텔릭스의 헬스 플랫폼 브랜드 SK매직은 최근 우리은행과 전국 영업점 공기질 관리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공기청정기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기적인 필터 교체와 핵심 부품 점검 등 유지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B2B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청호나이스는 제품군 확대를 통해 기업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경로당·교육기관 등 단체 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렌탈 수요를 넓히는 한편 법인 전용 매트리스 '클린핏'을 선보이며 B2B 전용 제품도 강화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B2B 사업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지난해 단체시설 대상 렌탈 수요 역시 전년보다 35% 늘어나며 기업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코웨이는 호텔·리조트 등 상업시설과 연계한 체험형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객실 내 매트리스·안마의자·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을 배치해 고객 접점을 넓혔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롯데호텔 서울, L7 해운대 바이 롯데 등과의 협업도 이어가며 호텔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렌탈업계가 B2B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 때문이다. 기업 고객은 개인 소비자보다 계약 기간이 길고, 정기적인 유지관리 서비스 수요가 꾸준해 장기 매출 확보에 유리하다. 제품 판매를 넘어 공간 관리와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렌탈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만큼 기존 가정 고객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B2B는 장기 계약과 관리 서비스 결합을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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