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에 10억달러 규모 IPO 서류 비공개 제출FI TPG 투자금 회수 통로로 미국행 거론케이라이드·피지컬AI 등 신사업 성과는 과제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위한 서류를 비공개 제출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국내 증시 상장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2대 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엑시트 통로로 미국행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와 성장성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다.
20일 미국 IPO 전문 기관 IPOX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SEC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등록신고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했다. 등록신고서 제출은 증권거래소 상장에 앞서 SEC로부터 사전 심사를 받는 절차로, 비공개 제출과 SEC의 심사가 진행된 뒤 공모 구조, 가격 범위 등 세부적인 조건이 공개된다.
ADR 상장의 핵심 목적을 놓고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적 투자자(FI)이자 2대 주주인 TPG 컨소시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TPG 측은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6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했다. 투자 후 9년째를 맞은 만큼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공개와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 ADR이 자금 회수 통로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ADR 상장도 회사가 신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보다는 TPG 구주를 활용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계열사 중복상장에 제동이 걸린 만큼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국내 증시 상장이 여의치 않다.
관건은 미국 증시 상장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모빌리티 기업'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카카오T의 국내 시장 지배력은 분명한 경쟁력이지만, 미국 증시에서는 우버·리프트 등 글로벌 사업자와 비교되는 만큼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국내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췄지만 글로벌 사업은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T 외 외국인 전용 플랫폼 '케이라이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서비스 진출 국가를 늘리는 것과 별개로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못하다. 케이라이드는 외국인이 국내·외 택시 및 차량을 호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글로벌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우버와 리프트 등 이미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빌리티 플랫폼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차세대 성장동력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이 투자 매력 요인으로 자리 잡을지 여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피지컬 인공지능(AI)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자율주행, 로봇 관제 플랫폼 등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에게 사업 성장성을 인정받을 시 대규모 후속 투자도 기대해볼만 하다.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될지도 관심사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국내 기업들도 상장 당시 흥행이 이후 주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6월 상장 당시 공모가를 21달러로 확정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19일(현지시간) 8.54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쿠팡 주가는1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공모가 35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상장 추진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에 '카카오모빌리티 미국 IPO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