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AI야 주식 사줘"···증권업계 '대화형 투자'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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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야 주식 사줘"···증권업계 '대화형 투자' 경쟁 불붙었다

등록 2026.08.22 08:08

박경보

  기자

챗GPT서 시세 확인하고 주식 주문까지메리츠·토스·다올 AI 투자서비스 잇달아 출시MTS 넘어 외부 플랫폼으로 고객 접점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증권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앞세워 투자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에 종목을 물어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실적을 비교하거나 자신의 계좌를 조회하고 주식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증권사들의 플랫폼 경쟁도 챗GPT·클로드 등 생성형 AI로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다음달 1일 출시하는 차세대 금융 플랫폼 'MOUM(모음)'에 위불의 금융 특화 AI 엔진 'Vega(베가) AI'를 탑재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위불의 베가 AI를 도입하는 것은 메리츠증권이 처음이다.

모음에서는 특정 기업의 실적이나 주가가 움직인 이유를 질문하면 AI가 관련 공시와 실적, 뉴스 등을 토대로 답변한다. 향후에는 이용자가 일일이 조건을 지정하지 않아도 AI가 질문의 목적을 파악해 필요한 자료를 찾고 비교하는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최근 실적이 개선된 미국 반도체 기업과 자신의 관심종목을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면 관련 기업의 실적과 공시를 찾아 비교 결과를 제시하는 식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에이전틱 AI 형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위불과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AI 투자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챗GPT에서 바로 주문···증권계좌와 AI 연결


토스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생성형 AI에서 실제 주문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증권사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는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투자자가 주로 사용했다. 생성형 AI를 연결하면서 코딩을 하지 못하는 투자자도 대화로 API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토스증권은 지난 13일 오픈API 서비스를 전체 고객에게 개방했다. 고객이 발급받은 API 키를 챗GPT나 클로드에 연결하면 종목 정보와 자신의 계좌를 조회하고 실시간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A종목 10주 시장가로 매수해줘"처럼 입력하면 AI가 요청을 읽고 주문을 실행한다.

다올투자증권도 'MCP 트레이딩'을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챗GPT와 클로드 등 생성형 AI에서 국내주식 시세와 보유종목, 계좌잔고와 주문가능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투자정보를 확인한 뒤 같은 대화창에서 주문도 요청할 수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외부 플랫폼과의 연결도 확대할 예정이다. 계좌와 투자정보, 거래 기능을 담은 API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IBKR과 협업한 트레이딩 플랫폼을 선보인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와의 연동도 준비하고 있다.

리포트 요약에서 주문까지···넓어지는 AI 활용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증권사마다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계좌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지만 투자정보를 전달하거나 내부 업무를 지원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투자 서비스부터 임직원의 업무 효율화까지 AI가 증권업계 전반으로 파고드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부터 AI로 만든 가상인물 '서아인'을 내세워 리서치센터의 투자정보를 영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리포트를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MTS와 유튜브 등에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KB증권은 AI를 개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MCP Hub를 구축해 생성형 AI가 소스코드 저장소와 내부 기술문서 등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코드 작성과 리뷰, 테스트 코드 작성과 장애 원인 분석 등에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다올금융그룹도 증권과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하고 규제 동향 파악이나 신용도 영향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고객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 필수 안내사항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는 'AUTO QC'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AI를 투자정보 제공이나 업무 효율화에 활용하던 단계에서 실제 투자 과정에 접목하는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자체 플랫폼뿐 아니라 외부 AI와의 연결성까지 디지털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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