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청약률 86.6%···실권주는 381.7대 1발행가 할인에 실권주 청약수요 몰려높은 경쟁률만으론 투심 회복 판단 어려워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구주주·우리사주·초과청약 등을 거친 1차 청약으로 채우지 못한 물량에 일반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실권주 일반공모까지 진행한 18개 상장사의 1차 청약률은 평균 86.59%였지만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은 평균 381.67대 1에 달했다.
다만 기업별 경쟁률은 0.36대 1에서 1681.24대 1까지 크게 엇갈렸다. 높은 실권주 경쟁률을 곧바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발행 가격과 시장 가격의 차이, 일반공모로 넘어간 실권주 물량 규모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실제 실권주가 발생한 뒤 일반공모까지 완료한 상장사는 18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구주주·우리사주·초과청약 등을 포함한 1차 청약률은 평균 86.59%였다. 반면 이후 남은 실권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공모 경쟁률은 평균 381.67대 1이었다.
100대 1 넘은 곳 12곳···에스에너지 1681대 1 최고
18개 기업에서 일반공모로 넘어간 실권주는 총 3327만6301주였지만 일반공모에는 총 42억282만5705주가 청약됐다. 기업별로는 12곳이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300대 1 이상은 8곳, 500대 1 이상도 5곳이었다.
에스에너지는 1차 청약률이 97.79%로 높았지만 남은 실권주 30만9466주에 5억2028만6838주가 몰리면서 1681.24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형지엘리트도 1차 청약률 99.39% 이후 발생한 실권주 14만1230주에 1억9308만7110주가 신청해 1367.18대 1을 기록했다.
뉴인텍은 74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1차 청약률이 75.68%에 그쳤다. 남은 실권주는 179만9624주였지만 일반공모에는 6억3077만1088주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350.50대 1까지 높아졌다.
페니트리움바이오 역시 1차 청약률 91.03% 이후 남은 76만2339주에 3억1944만5286주가 신청해 419.03대 1을 기록했다. 아모텍도 1차 청약률 94.20% 이후 실권주 13만7419주를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에 7821만3473주가 몰리며 569.16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모든 기업에서 실권주 청약이 흥행한 것은 아니다. 뉴로메카는 1차 청약률 75.80% 이후 77만3416주가 실권됐지만 일반공모에는 28만1790주만 청약돼 경쟁률이 0.36대 1에 그쳤다. 트리니티항공도 1.61대 1, 형지I&C와 센서뷰는 각각 3.28대 1과 3.59대 1을 기록했다.
싼 발행가에 몰린 자금···상장까지 주가 변동은 변수
실권주 청약수요를 가르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유상증자 발행가격과 일반공모 당시 시장가격의 차이가 꼽힌다.
한솔테크닉스는 1차 청약률이 96.46%를 기록하면서 1241만4000주 가운데 43만9416주가 일반공모로 넘어갔다. 이후 실권주 공모에는 1조5000억원이 넘는 청약자금이 유입되며 538.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발행가격은 6580원이었지만 일반공모 마지막 날인 지난달 20일 종가는 8940원으로 발행가보다 35.9% 높았다. 청약 당시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발행가가 시장가격보다 상당 폭 낮게 형성돼 있었던 셈이다.
다만 실권주 경쟁률이 높다고 실제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청약일부터 신주 상장일까지 일정 기간이 걸리는 만큼 이 기간 주가가 발행가 아래로 내려가면 기대했던 차익이 줄거나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유상증자로 유통주식 수가 늘면서 신주 상장 전후 물량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1차 청약률과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권주 일반공모는 구주주와 초과청약 이후 남은 일부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모집물량이 적을수록 같은 규모의 청약이 들어와도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권주 경쟁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청약에 참여하기 전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기존 부채를 메우기 위한 자금 조달인지, 신규 사업이나 시설투자 등 향후 성장에 활용하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같은 유상증자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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