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DX노조, 끝난 임금협상 뒤집을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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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X노조, 끝난 임금협상 뒤집을 카드 꺼냈다

등록 2026.08.26 11:12

강준혁

  기자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임금협상 과정서 불합리한 차별" 주장노동위 인정 땐 협약 시정 가능···재교섭 논의로 번질 가능성법원 가처분 기각 이어 노동위로 전선 확대···삼성 노노갈등 2라운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가 지난 5월 마무리된 임금협상을 다시 흔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자신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며 교섭대표노조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노동위원회에 묻고 나선 것이다. 노동위가 노조 간 차별을 인정하면 이미 체결된 임금협약에 대한 시정조치가 가능해져 재교섭 논의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 부문 임직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최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정대표의무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교섭대표노조가 다른 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초기업노조가 올해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동행노조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공정하게 반영했는지 여부다.

동행노조는 올해 공동교섭 과정에서 자신들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교섭이 진행되면서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동행노조의 주장이다.

이번 시정신청의 관건은 '차별이 있었느냐'와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느냐'다. 경기지노위는 교섭 과정에서 동행노조에 충분한 정보와 의견 개진 기회가 제공됐는지, 임금협약 적용 과정에서 불리한 취급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노동위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차별이 확인된 협약 내용을 동행노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차별적 요소를 해소하도록 하는 조치가 가능하다. 동행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재교섭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해서 기존 임금협약 전체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정 범위와 방식은 노동위가 인정하는 차별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노동위 판단에 불복할 경우 재심 절차도 밟을 수 있다. 당사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재심 결과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위가 동행노조의 손을 들어주면 삼성전자 임금협약의 후속 조치뿐 아니라 복수노조 체제에서 교섭대표노조가 소수노조의 의견을 어디까지 반영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으면 초기업노조가 주도한 올해 임금협약의 정당성에 힘이 실리게 된다.

이번 노동위 신청은 앞서 법원에서 고배를 마신 동행노조가 다른 법적 경로를 통해 임금협약을 다시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법원 가처분과 노동위 시정신청은 판단 대상이 다른 만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동행노조는 앞서 올해 임금협약 체결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법원에 잠정합의안과 임금협약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잠정합의안에 대해서는 이미 본협약이 체결돼 효력을 정지할 권리 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고, 임금협약 효력정지 신청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특히 재판부는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탈퇴 의사를 밝힌 이후에는 교섭단 참여 노조의 지위를 계속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찬반투표에서 제외된 점 역시 최종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법원에서 임금협약의 효력을 직접 막는 데 실패한 동행노조가 이번에는 '공정대표의무'라는 새로운 쟁점을 앞세워 다시 승부를 거는 셈이다. 앞선 가처분에서는 교섭단 탈퇴 이후 지위 등이 주요 판단 대상이었다면 이번 노동위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서 동행노조를 공정하게 대표했는지가 핵심이 된다.

초기업노조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2026년 임금협약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정식으로 거쳐 체결된 정당한 교섭의 결과"라며 "교섭 전 과정의 기록을 근거로 차별적 취급이 없었음을 노동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의 최대 관심사는 이미 끝난 삼성전자 임금협상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느냐다. 노동위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할 경우 올해 임금협상의 후속 절차가 다시 논의될 수 있어 삼성전자 노노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한편 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에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DX 부문의 경영상 이유 등을 들어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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