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항체 아닌 페이로드가 갈랐다···오름, 'AML 플랫폼' 경쟁력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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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아닌 페이로드가 갈랐다···오름, 'AML 플랫폼' 경쟁력 재확인

등록 2026.08.27 07:03

이병현

  기자

피베키맙 대조실험서 GSPT1 페이로드 효과 입증기존 항체 기반 업그레이드 플랫폼 기술 주목미국 FDA IND 승인, 연내 환자 투여 예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오름테라퓨틱의 CD123 표적 단백질분해제-항체접합체(DAC)인 'ORM-1153'이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바이오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ORM-1153 임상시험계획(IND)을 허가받은 오름테라퓨틱은 재발·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연내 첫 투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공개된 자료에서 사업적으로 더욱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ORM-1153 자체의 효능 수치보다는 '피베키맙'과 진행한 대조실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체는 그대로, 무기만 바꿨다···TP53 한계 극복


오름은 TP53 정상형과 결손형으로 만든 MV-4-11 동질유전자 AML 세포를 활용해 네 가지 약물의 활성을 비교했다. 애브비의 CD123 항체약물접합체(ADC) 피베키맙 수니린은 암 억제 유전자인 TP53을 제거하자 반수최대억제농도(IC50)가 57.95배나 급증했다. 정상 세포에서는 2.64피코몰(pM)에 불과하던 IC50가 TP53 결손 세포에서는 153피코몰로 치솟으며 약효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동일한 피베키맙 항체에 오름의 링커·페이로드(SMol249)를 결합한 시험용 대조물질 '피베키맙-SMol249'는 TP53 결손에 따른 IC50 변화가 1.23배에 그쳤다. TP53 결손 세포에서의 IC50 역시 8.58피코몰로, 기존 피베키맙 수니린 대비 약 18배나 낮았다.

항체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오름의 링커와 페이로드 조합으로 교체하기만 했는데도 TP53 결손에 따른 약효 저하 현상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자체 물질인 ORM-1153의 경우 TP53 정상형과 결손형 간 IC50 비율이 0.90배였으며, 비교 약물인 베네토클락스는 16.26배였다.

이러한 결과는 약물의 작동 기전 차이에서 비롯된다. 피베키맙 수니린은 DNA를 알킬화하는 방식의 ADC인 반면, 오름의 페이로드(SMol006)는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번역종결인자 'GSPT1'을 분해한다. 단백질 번역 종결을 방해해 TP53 유전자 유무와 무관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 실제 약효 방어로 이어졌음을 데이터를 통해 입증한 것이다.

단일 후보물질 넘어선 '플랫폼 협력' 근거


이번 대조실험에서 두 대조군은 모두 약물·항체비율(DAR)이 2로 동일했으며, 결합 위치까지 맞췄다. 외부 항체(피베키맙)를 그대로 둔 채 자사의 링커·페이로드만 적용해 생물학적 특성을 바꾼 이 데이터로 빅파마 측에 새로운 개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규 항체를 발굴할 필요 없이 빅파마가 이미 보유한 기존 항체나 ADC 자산에 오름의 GSPT1 DAC 기술을 덧붙여 성능을 재설계(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돼서다.

오름은 이미 이 같은 플랫폼 모델의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BMS가 총액 최대 1억8000만 달러에 인수한 CD33 표적 DAC 'ORM-6151'에도 동일한 GSPT1 페이로드 조합이 적용됐다. 또 버텍스와 체결한 최대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다중 표적 계약 역시 파트너가 정한 표적에 오름의 플랫폼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피베키맙 대조실험은 이러한 '플랫폼 기술이전'의 설득력을 올릴 거란 전망이다.

임상 1상 통해 플랫폼 가치 최종 판가름


다만 아직 전임상 데이터 단계인 만큼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다. 실제로 오름은 지난해 첫 HER2-GSPT1 DAC인 ORM-5029의 임상 개발을 내부 평가와 환자 안전을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이는 동일한 DAC 플랫폼이라 할지라도 타깃 단백질, 항체 내재화율, 링커 안정성 등에 따라 개별 물질의 성패가 갈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시장의 시선은 곧 시작될 ORM-1153의 미국 임상 1상에 쏠려 있다. 미국 내 4개 기관에서 약 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임상은 0.3㎎/㎏ 용량부터 투여를 시작한다. 전통적인 최대내약용량 산출 방식 대신 BOIN 방식을 적용해 최적생물학적용량을 찾아낼 계획이다.

올라프 크리스텐센 오름테라퓨틱 최고 의학책임자(CM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벤치마크 항체에 우리의 링커·페이로드를 붙이자 TP53 의존성이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이는 항체가 아니라 분해제 페이로드의 특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는 실험실 결과로, TP53 변이 AML 환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는 임상에서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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