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CEO 교체···존 터너스 내달 1일 취임'터너스 체제' AI보다 하드웨어·폼팩터 혁신에 무게삼성, AI 전략 우위 굳혀···프리미엄 시장 선두까지 넘보나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바뀐다. 새 수장 존 터너스는 애플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전문가다. 터너스 체제에서 애플이 AI 소프트웨어보다 제품과 기술 혁신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삼성전자에는 '갤럭시 AI'를 앞세워 아이폰의 아성인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터너스 애플 수석부사장은 다음 달 1일 CEO에 공식 취임한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2011년 8월 팀 쿡에게 경영권을 넘긴 이후 15년 만의 CEO 교체다. 쿡은 CEO에서 물러난 뒤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터너스는 2001년 애플에 합류해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에어팟 등 주요 제품의 하드웨어 개발을 이끌었다. 맥의 프로세서를 인텔 칩에서 자체 설계 칩으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관여했다. 폴더블 아이폰을 비롯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터너스의 경력에 비춰 애플의 전략 무게중심이 제품과 하드웨어 쪽으로 다소 이동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팀 쿡 체제에서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등 AI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지만 주요 AI 기능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조직 재편도 이런 관측의 배경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비전프로 조직에서 약 100명, 시리와 소프트웨어 관련 조직에서 약 100명 등 2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이고 있다. 사업 성과와 시장성을 다시 따져 자원을 재배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터너스 체제가 AI를 후순위로 돌릴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애플 역시 AI를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보고 있는 만큼 AI 자체를 축소하기보다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방향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새로운 기회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모바일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키우며 AI 선점 효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 경쟁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AI와 폴더블의 결합이 삼성전자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넓은 화면을 활용해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AI가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해 필요한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이를 태블릿·워치·이어폰 등 갤럭시 생태계로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AI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격차가 있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는 24%의 점유율로 애플(20%)을 앞섰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의 판매량 점유율이 65%, 삼성전자가 19%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격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AI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경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AI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는다면 브랜드와 생태계 경쟁력이 강한 애플에 맞설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전략 변화가 삼성전자에 기회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터너스가 하드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폴더블 등 새로운 폼팩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여기에 AI를 결합한다면 삼성전자의 선점 효과가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AI와 하드웨어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터너스 체제에서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동안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를 통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확보한다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가 강해 점유율 구도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며 "갤럭시 AI가 소비자에게 아이폰과 다른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실제 교체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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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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