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잘나가던 증권업계 셈법 복잡···채권운용·조달비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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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증권업계 셈법 복잡···채권운용·조달비용 '변수'

등록 2026.09.02 07:01

박경보

  기자

기준금리 두 달 새 0.50%p↑···하반기 부담 확대채권가격 하락에 운용 흔들···조달원가도 압박브로커리지가 방어····금리형 상품은 매력 높아져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증시 호황을 등에 업고 실적 개선을 이어온 증권업계에 금리 인상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의 채권 평가손익이 손실 전환한 가운데 두 달 새 기준금리까지 0.50%포인트(p) 오르면서 하반기 채권운용과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호조가 실적을 떠받치고 있지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채권운용 규모와 조달방식에 따라 증권사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 7월 16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이다. 두 달 동안 기준금리는 총 0.50%p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 직격탄···채권 평가손익 '급전직하'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모두 채권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평가손실이 2189억원으로 가장 컸고 한국투자증권 2092억원, NH투자증권 1664억원, 미래에셋증권 1231억원, 삼성증권 854억원 순이었다.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실적이 개선된 것과 달리 채권 평가손익은 1년 만에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NH투자증권은 1772억원의 채권 평가이익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1002억원, 658억원의 이익을 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각각 201억원, 162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커 채권 보유·운용 규모가 큰 증권사는 평가손익과 트레이딩 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상반기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7월과 8월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면서 하반기 채권운용 환경에도 부담 요인이 늘어난 셈이다.

미래에셋 차입부채 48조···증권업계 이자비용 증가 부담


금리 상승은 증권사의 자금조달에도 부담 요인이다. 증권사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발행어음 등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기존 저금리 조달물의 만기가 돌아올수록 높아진 금리가 조달원가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사업 확대와 맞물려 조달 규모도 빠르게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평균잔액 기준 사채는 10조8279억원으로 전년 평균 7조7592억원보다 39.5% 늘었다. 발행어음도 8조1383억원에서 10조2171억원으로 25.5% 증가했고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역시 24조6563억원에서 26조6566억원으로 확대됐다.

전체 차입부채도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6월 말 차입부채는 48조4492억원으로 지난해 말 44조9930억원보다 3조4562억원 늘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조달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향후 이자비용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진 셈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이자비용도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연결 기준)은 2조8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455억원보다 3.1% 늘었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증권업 부문 기준)의 이자비용도 같은 기간 9140억원에서 1조878억원으로 19.0%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5451억원에서 7456억원으로 36.8% 늘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다만 이자수익 증가폭이 이를 웃돌면서 순이자손익은 3685억원에서 3919억원으로 오히려 개선됐다. 금리 상승기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자수익이 이를 상쇄한 모습이다.

브로커리지 '버팀목'···금리형 상품 매력은 높아져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증권사 실적을 지탱할 요인은 남아 있다. 거래대금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브로커리지 수익이 채권운용과 조달 부담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채권과 발행어음, RP 등 금리형 상품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리테일 자금 유입을 끌어낼 여지도 커졌다.

관건은 금리 상승세의 지속 여부다. 상반기에는 증시 호황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하반기에는 채권운용과 자금조달 여건의 변화가 새로운 변수로 더해졌다. 금리 흐름에 따라 증권사별 운용 전략과 수익구조의 차이도 실적에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 평가손익과 신규 조달뿐 아니라 기존 물량의 차환비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거래대금과 금리형 상품 판매 등 이를 상쇄할 요인도 있는 만큼 증권사별 사업구조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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