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주관 심층 토론회···다양한 의견 집약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기 위한 단축 취지 공감야간 업무·결제 불이행 리스크 등 업계 우려 공존
글로벌 시장의 결제주기 단축 흐름에 맞춰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하루 뒤 결제(T+1일)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시차 문제와 자체 인프라 구축 비용 증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일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를 열고 결제주기 단축에 따른 기대효과와 주요 과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결제주기 단축은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증권사 운용 측면에서 결제 실패 등 현장의 우려가 있다"며 "업계와 유관기관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한데 실질적인 해법을 모으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결제 불이행'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미국은 전체의 2~3% 빈도로 결제 불이행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결제주기를 1일로 줄이면 그만큼 결제 과정에서 조정, 수정할 기간이 줄면서 지금보다 일시적으로 자금 지연, 업무 차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운영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문제로 '결제 불이행'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 체결 이후 T+1에 청산이나 차감, 세금 부과 등의 업무가 이뤄지고 그 다음 T+2에 주식과 돈이 교환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단순히 주식과 돈을 가지고 있다가 T+2에 줘야하는 걸 T+1에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의 단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강 SC은행 이사도 결제 불이행 리스크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기관 및 투자자의 시스템 개발과 운영 체계 정비를 요구하는 매우 중대한 제도 변화"라며 "각 시장별 특성에 따른 자체적인 시스템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증하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1'의 빠른 조기이행보다 안정적 개편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성현 NH투자증권 차장은 "1~2개 회사에서 결제 불이행이 발생하면 시장 전반의 신뢰성이 무너진다"면서 "모든 시장 참여 주체가 따라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택 예탁원 부장은 "결제 주기 단축으로 시차 문제가 더 부각될 수밖에 없으며 야간 업무가 불가피하고 그로 인한 인력과 시스템 구축 등 추가적인 부담이 생긴다"며 "외국인 투자자와 관련된 업무 처리 시간보다 절반 이상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T+1 제도 도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은 "미국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기간 극심한 변동성이 발생해서 결제 위험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기간 감축을 단행했다"며 "이에 비해 한국 시장에서는 결제 위험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단축 논의가 시급하지 않았었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이 지난해부터 T+1 체계를 시행 중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주식결제 주기 단축 작업에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었으나 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시행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오는 10월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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