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일본 생산거점 검토···키옥시아와 협력 가능성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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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일본 생산거점 검토···키옥시아와 협력 가능성 부상

등록 2026.09.03 15:10

신지훈

  기자

공동생산부터 R&D·공급망 공유 등 가능성메모리 수요 급증과 일본 생산 생태계의 매력글로벌 낸드 시장 판도 변화 전망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부터 연구개발(R&D), 공급망 공유, 공동 공장 건설까지 폭넓은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SK하이닉스가 일본을 새로운 메모리 생산거점 후보로 검토하는 가운데 키옥시아와의 협력이 일본 반도체 생태계 진입을 위한 교두보가 될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공개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공동생산에 대해 "하나의 선택지"라고 밝혔다. R&D와 공급망 공유뿐 아니라 공동 공장 건설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취지다. 키옥시아가 미국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낸드플래시를 공동 생산하고 있는 점도 사례로 들었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 속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다면 우리는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관계가 기존 투자에서 실제 사업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키옥시아는 일본에 낸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도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이 현실화되면 SK하이닉스가 일본의 반도체 생태계에 보다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자체를 새로운 생산거점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공급이 수요 대비 20~30%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려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부품 업체가 밀집해 있어 생산 생태계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후보지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일본이 "리스크와 문화적 측면에서 봐도 매우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실제 복수의 일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장 유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투자 방향이 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일본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SK그룹이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역시 일본을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공급망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키옥시아와의 기존 자본 관계 역시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최대주주인 특수목적회사(SPC)에 간접 투자하고 있으며, 해당 SPC가 발행한 전환사채도 보유하고 있다. 전환이 이뤄질 경우 키옥시아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다.

양사는 이미 자기저항메모리(MRAM) R&D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키옥시아는 SK하이닉스를 D램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과 공급망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협력이 본격화되면 낸드 시장의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22%, 키옥시아 14%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점유율을 합치면 36%로 삼성전자를 웃돈다. 양사의 생산·기술 협력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최 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SK하이닉스의 일본 전략이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사업 협력과 생산거점 확보까지 범위가 넓어졌다고 평가한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첨단 패키징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일본까지 생산·공급망 후보지를 확대할 경우 한국에 집중됐던 생산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한국 내 생산능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일본은 키옥시아와 소재·장비 업체 등 기존 반도체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거점 후보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관건은 키옥시아와의 협력이 단순한 지분 관계를 넘어 실제 생산과 공급망에서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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