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순증 0%' 규제 속 가계대출 수천억 늘린 태광계열 저축은행민간중금리는 축소, 보증 90%짜리 햇살론과 일반 대출로 실적 챙겨
태광그룹 계열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이 가계대출 '순증 0%' 관리 대상에 올랐음에도 올 상반기 가계대출 취급액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0억~3000억원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가 총량 규제 제외 혜택까지 주며 공급 확대를 독려한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양 사 모두 두 자릿수로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당국 정책과는 다소 엇갈린 행보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취급액은 고려저축은행 1조182억원, 예가람저축은행 1조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2%, 32.2% 급감했다. 두 저축은행은 모두 태광그룹 계열이다. 이호진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고려저축은행을 지배하고 있으며 고려저축은행은 예가람저축은행 지분 6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4월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은 나란히 가계대출 순증 0%를 부여받았다.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이 고려저축은행은 77.1%, 예가람저축은행은 49.7% 급증하며 금융당국이 제시한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2~7%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신용대출 상품인 중금리대출을 늘린 것도 아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고려저축은행 2295억원, 예가람저축은행 1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36.4% 감소했다. 중금리대출은 당국이 지난 4월 한도 인센티브를 80%까지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계대출 총량 산정에서도 전액 제외하는 등 취급 확대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 포용금융 상품이다.
중금리대출은 4월 이전까지는 관련 규제로 취급액이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오히려 급감한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 기조와는 엇박자를 내는 흐름이라는 지적이다.
가계대출 '순증 0%' 규제로 수익성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양사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고려저축은행이 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소폭 줄었고, 예가람저축은행은 67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이와 관련 고려저축은행은 "6월 말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6월 말 대비 48%, 지난해 12월 말 대비 13% 증가했다"며 "중금리대출의 80%를 총량 산정에서 제외하면 지난해 12월 말 대비 증가율은 -0.4%로 총량제를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이 줄고 전체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 공급을 대폭 늘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햇살론 등 정책자금 대출 취급액은 4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햇살론은 저소득·저신용자 전용 정책대출로 정부가 대출액의 90%를 보증해 저축은행의 부실 리스크 부담이 적다. 게다가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 시에도 150%의 가중치가 적용돼 취급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울러 당국은 지난 4월부터 햇살론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전액 제외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보증을 통해 부실 리스크를 낮추면서 총량 관리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대출 자산의 역성장을 방어할 수 있다. 이에 중금리대출보다 정책금융 상품의 취급을 늘릴 유인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예가람저축은행은 이달부터 중금리대출도 총량 규제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늘리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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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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