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제도 도입 이후 21년 만 '대기록'코스닥 전체 중 시총 7%에서 60%대 급성장상장사 간 양극화 문제, 투자자 보호는 과제로
코스닥 시장 혁신기업 등용문인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도입 21년 만에 300호 기업을 배출했다. 기술특례상장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과거 코스닥 전체의 7.0% 수준에서 현재 60%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시장 내 영향력이 대폭 강화됐다. 단 기술특례상장 기업들 간 양극화와 투자자 보호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은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전문평가제도 개편안을 연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제조업체 스카이랩스가 4일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며 기술특례상장 기업 수가 300개사를 달성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현재 이익·매출 등 전통적 재무성과가 부족해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 총 규모는 2005년 2652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7.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7조8786억 원(52.4%)으로 절반을 넘었다. 올해 9월 4일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3조7104억 원에 달해 전체 코스닥 시총의 62.0%를 차지했다. 이는 상장 당시 1400억 원대였던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이 21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대장주로 올라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술특례상장사 17곳 중 13곳, 현재가가 공모가 하회
다만 모든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상장 후 성장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올해의 경우 상장 후 오히려 주가가 추락한 기업이 과반 수를 넘겼다.
지난 1월 14일 SPAC 소멸합병을 통해 상장한 엔비알모션을 시작으로 스카이랩스까지 올해 들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기업 17곳 중 단 4곳만이 상장 당시 공모(기준)가를 상회했다. 지난 6월 30일 상장한 스트라드비젼은 4일 종가가 2810원으로 공모가(1만2000원) 대비 76.58% 추락했다. 엔비알모션도 상장 당시 기준가(1만3630원) 대비 59.57% 하락한 5510원을 기록했으며 레몬헬스케어(-55.35%), 인벤테라(-50.66%) 등도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다.
이 외에도 기술특례상장 제도 도입 후 지금까지 5개사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됐으며 최근 5년간 신규 상장사 중 11곳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퇴출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2곳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등 규제뿐만 아니라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에 대한 사후 관리와 시장 검증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퇴출 기준을 강화하거나 개별 기업의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는 조치도 의미는 있지만, 이는 불공정 행위를 막는 최소한의 규제일 뿐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시장 내에서 정확한 정보와 자금이 원활히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시장·학계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논의 활발
한편 시장과 학계에서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지난 4일에 연 제2회 혁신벤처포럼 ‘모두가 찾는 코스닥’을 개최하고 기술특례상장의 사후관리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79.1%가 추정 실적에 미달했다는 분석을 근거로 "진입 완화는 반드시 평가 역량 확충 및 사후관리 정합화와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도 같은 날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전문평가제도 운영체계 개편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거래소는 벤처기업, VC, 주관사, 전문평가기관 등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기술특례 상장 관련 개편안을 연내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7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고 민감하다”며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안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고 해서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장 당시의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화 가능성, 자금조달 계획, 매출 발생 가능성 등을 보다 엄격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상장폐지를 강화하기보다는 단계별 경고와 개선기간, 투자자에 대한 정보공시를 강화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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