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방 비자금' 수사 본격화···SK 성장 종잣돈설 진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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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비자금' 수사 본격화···SK 성장 종잣돈설 진위 가린다

등록 2026.09.20 11:32

신지훈

  기자

'김옥숙 메모' 진위 확인 주목비자금 수사로 과거 의혹 다시 떠오르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며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며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이른바 '안방 비자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해당 자금이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투입됐다는 주장의 진위도 가려질지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달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의 서울 연희동 자택과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재단, 노태우센터 등을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 관장에게 참고인 조사를 통보하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2024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김옥숙 여사의 자필 메모에서 시작됐다. 노 관장 측은 이 메모 등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그룹 성장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300억원의 존재와 사용처는 이혼소송에서도 쟁점이 됐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은 노 전 대통령 측 자금이 최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당시 선경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인정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삼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판단을 파기했다. 300억원이 실제 최 선대회장 측에 전달됐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새로 판단하기보다, 설령 자금 지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을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도 해당 자금은 기여도 산정에서 제외됐다.

법원의 재산분할 판단에서는 빠졌지만 비자금 자체를 둘러싼 의혹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5·18기념재단 등이 김 여사와 노재헌 주중대사, 노 관장 등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다. 검찰은 김 여사 자택과 관련 재단 등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과거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자금의 형성과 이동 경로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 여사를 둘러싼 별도 자금 의혹은 과거에도 제기됐다. 2005년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11억9900만원이 발견됐고, 2007년에는 타인 명의 농협 보험상품에 210억원이 납입된 사실이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최근에는 김 여사가 2016~2021년 동아시아문화센터에 147억원, 2022년 노태우센터에 5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 출처가 다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김 여사 측 자금의 출처와 노 전 대통령 비자금과의 연관성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 이혼소송을 통해 불거진 300억원의 조성과 전달 경위가 확인될지도 관심사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은 파기환송심이 정한 재산분할금 9440억원 가운데 2440억원에 대해서만 재상고했으며, 사건은 지난 14일 대법원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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