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2곳 제한루센트블록 "특혜 아닌 공정한 경쟁 기회 달라"전관 특혜 의혹에 샌드박스 적용 범위도 공방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를 둘러싼 금융위원회의 심사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금융위원회가 인가 대상을 최대 2곳으로 제한하면서 기존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인 루센트블록이 정식 심사를 받을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여건에 따라 추가 인가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루센트블록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 의원은 "루센트블록이 4년간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제도화 과정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주도하는 KDX와 넥스트레이드 주도 컨소시엄이 인가 대상으로 선정됐다"며 "실험은 청년이 하고 열매는 기득권이 가져간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21조에 혁신금융사업자의 정식 인가 신청 절차가 마련돼 있는데도 금융위가 인가 대상을 2곳으로 제한한 근거를 따져 물었다. 법률에 사업자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지 묻자 이 위원장은 사전에 정한 인가 정책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민 의원은 해당 법률에 따른 심사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인가 대상에 선정된 기관들의 사업 경험과 인적 구성도 문제로 거론됐다. 민 의원은 KDX와 넥스트레이드 주도 컨소시엄 모두 조각투자 운영 실적이 없고 관련 기관 수장들이 금융당국 고위직 출신이라는 점을 근거로 전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금융위가 일반투자자 대상 사업이라고 설명한 것과 달리 KDX 측은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신청한 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방식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인가 대상을 2곳으로 제한한 결정에 의문을 표했다. 조 의원은 "사업자가 3곳으로 늘어난다고 조각투자 산업이 어려워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넥스트레이드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관련 의혹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른 정식 인가 심사 기회를 요구했다. 지난 4년간의 실증 성과와 규제 준수 능력을 평가받고 요건을 충족한다면 다른 사업자들과 경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저희가 요구하는 건 어떤 결정을 뒤집거나 자동으로 인가를 달라는 요청이 절대 아니다"라며 "요건을 갖췄다면 시장에서 냉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유통 업무가 포함됐는지를 놓고도 양측의 설명이 엇갈렸다. 이 위원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개별 조각투자 상품의 발행과 해당 상품의 제한적인 유통을 허용했으며 여러 발행사의 상품을 거래하는 별도 유통시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허 대표는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당시 문서에 블록체인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한 투자자 대상 유통 서비스가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허 대표는 금융위가 2025년 작성한 규제 관련 자료에서도 기존 사업자를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의 제도화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개별 발행 상품의 유통과 여러 발행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시장은 적용 범위가 다르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맞섰다. 이 위원장은 "공정위의 심사 결과 기술 탈취가 없다는 내용이 전달됐고 중단했던 인가 절차를 다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허 대표는 공정위 조사 당시 관련 내용을 증언하겠다는 참고인이 있었지만 채택되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인가 방식과 심사 기준을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사전에 공지했으며 스타트업에 불리한 조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VC) 출자 관련 예외를 적용하고 기존 컨소시엄을 인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혁신기업에 제도 도입 취지와 인가 절차를 충분히 안내하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인가 대상을 2곳으로 제한한 데 대해 시장 여건과 효율성을 고려한 정책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조각투자 유통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사업자를 추가로 허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시장이 형성돼 가면서 인가를 더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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