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500억달러 투자 확정 아니다"···트럼프 발표와 다른 美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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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0억달러 투자 확정 아니다"···트럼프 발표와 다른 美 매체

등록 2026.10.12 10:11

수정 2026.10.12 11:05

이윤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5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알래스카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알래스카 퍼블릭 미디어에 따르면 한국당국자들은 최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주의회 의원들과 만나 알래스카 LNG 사업 시행사인 글렌파른이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국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빌 비엘레호프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현재까지 한국 정부가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투자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 향후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력을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한국이 알래스카 LNG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특정 합의의 세부 사항이 사전에 충분히 확정되지 않은 채 발표되는 것은 동맹국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할 때 겪는 주요 어려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연가스는 한국에 필수적인 자원이며 합의의 큰 틀은 존재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세부 사항이 조율되어 한국이 투자를 이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강조하는 핵심 조건은 '상업적 타당성'이다. 투자 수익률이 미국 국채 투자 등 다른 대안보다 우수해야 하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알래스카주 정부는 주 재정 확충과 주민 대상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807마일(약 1300km) 길이의 가스관 건설을 수십 년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막대한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장기 가스 구매 계약을 확정짓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중동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알래스카 LNG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빅터 차 석좌는 "이란 전쟁과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한국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투자에 더 큰 위험을 감수하거나 높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이자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래스카산 LNG는 미국 걸프만 연안에서 공급되는 가스보다 단위당 가격이 약 두 배 높을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KOGAS)가 이미 지분 5%를 보유한 캐나다의 LNG 캐나다 프로젝트 역시 대안으로 꼽힌다. 주요 개발사인 셸은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발표 하루 전, 해당 프로젝트의 생산 능력을 연간 2800만 톤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슨 피어 에너지 컨설팅업체 포텐앤드파트너스의 인텔리전스 책임자는 "LNG 캐나다가 알래스카 LNG와 비슷한 가격으로 약 40% 더 많은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구매자들이 알래스카산 LNG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겠다는 확약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각국 기업들이 구매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특정 가격에 가스를 구매하겠다는 구속력 있는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실제 건설 단계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슨 피어는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알래스카산 LNG를 구매하겠다는 확정 계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프로젝트 완공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최근 앵커리지 방문에서 한국의 500억달러 이상 투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현 정부나 차기 정부, 또는 일본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서라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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