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상반기 영업현금 881억→375억엔···세금·부채 변동 영향크래프톤 영업익 38% 늘 때 현금 3%↑···매출채권 증가 영향엔씨는 이익·현금 동반 성장···넷마블은 영업익 줄어도 현금 개선
게임업계의 실적 성장 뒤에 또 다른 성적표가 숨어 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3% 늘었지만 실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은 57% 급감했다. 크래프톤도 영업이익이 38% 증가하는 동안 현금흐름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엔씨와 넷마블은 현금흐름이 개선되며 대조를 이뤘다. 장부상 이익과 실제 현금창출력 사이의 간극이 게임사마다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15일 넥슨·크래프톤·엔씨·넷마블의 올해 반기보고서와 실적자료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증가율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실제 벌어들이거나 지출한 현금을 나타내는 지표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넥슨이다. 일본 본사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94억4700만엔(약 8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880억5900만엔에서 올해 375억1200만엔으로 57.4%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101억엔가량 늘어나는 동안 영업활동에서 유입된 현금은 505억엔 넘게 줄었다.
현금흐름 감소에는 법인세 납부액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넥슨의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은 497억1200만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4억5700만엔보다 95.3% 증가했다. 세금으로 나간 현금이 약 243억엔 늘어난 것이다.
게임 이용자가 미리 결제한 금액과 관련된 이연수익 변동도 영향을 줬다. 이연수익은 회사가 돈을 먼저 받았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하지 않은 금액이다. 넥슨의 이연수익 변동은 지난해 상반기 13억8300만엔의 현금흐름 증가 요인에서 올해 129억8700만엔의 감소 요인으로 바뀌었다. 기타유동부채 변동도 45억9600만엔의 증가 요인에서 190억7300만엔의 감소 요인으로 전환됐다.
다만 현금흐름 감소가 곧 자금 사정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넥슨의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461억200만엔으로 지난해 말보다 증가했다. 영업활동에서 유입된 현금은 줄었지만 투자활동 등에서 발생한 현금이 전체 보유액을 늘린 것이다.
크래프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9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7033억원보다 38.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452억원에서 4587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 증가액이 2692억원인 반면 영업현금흐름 증가액은 약 135억원이었다.
주요 원인은 매출채권 등 영업 관련 자산·부채의 변동이다. 크래프톤의 영업 관련 자산·부채 변동은 지난해 상반기 207억원의 현금 감소 요인에서 올해 4897억원의 감소 요인으로 확대됐다. 특히 매출채권 증가가 현금흐름에 약 2946억원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출채권은 회사가 매출로 기록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돈이다. 매출과 이익이 늘더라도 실제 대금 회수가 늦어지면 현금흐름은 그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인수한 일본 광고기업 ADK그룹 등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광고·콘텐츠 사업 매출은 530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매출채권 증가를 모두 기존 게임사업의 현금 회수 문제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엔씨는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함께 늘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2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3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72억원에서 2338억원으로 약 8.6배 확대됐다.
엔씨의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은 지난해 상반기 56억원에서 올해 2902억원으로 증가했다. 법인세 납부액이 83억원에서 84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크게 개선됐다. 다만 올해 해외 캐주얼 게임사 인수로 연결대상 종속회사가 지난해 말 19개에서 6월 말 33개로 증가한 만큼 기존 게임사업의 성과와 인수 기업의 기여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넷마블은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현금흐름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1509억원보다 11.7% 감소했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68억원에서 1518억원으로 19.7% 늘었다.
영업 관련 자산·부채 변동에 따른 현금 감소 효과가 지난해 상반기 748억원에서 올해 218억원으로 줄어든 영향 등이 반영됐다. 이자 지급액도 355억원에서 214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약 550억원의 배당금 수취가 포함돼 있어 이를 모두 게임 판매로 벌어들인 현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넷마블이 올해 진행한 하이브 지분과 본사 사옥 매각도 영업현금흐름과는 구분해야 한다. 두 거래의 매각금액은 각각 약 3208억원과 6977억원이다. 이러한 자산 매각으로 유입된 현금은 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에 반영된다.
이처럼 게임사들의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차이는 법인세 납부 시점, 매출채권 회수, 이용자 결제대금의 매출 인식, 인수합병에 따른 사업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에서 발생한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영업이익보다 적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는 이용자 결제와 매출 인식 시점이 다르고 신작 출시나 해외 사업 확대에 따라 현금흐름의 변동 폭도 커질 수 있다"며 "영업이익 증가 여부뿐 아니라 실제 현금이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에 쓰였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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