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체력'이 가른 4대 금융지주 실적

금융 은행

'보험 체력'이 가른 4대 금융지주 실적

등록 2026.10.30 13:53

수정 2026.10.30 13:54

이진실

  기자

KB 보험 이익 기여도 15.4%로 1위···하나금융은 -2.46%로 유일한 마이너스하나생명·하나손보 동반 적자···시스템 구축·영업 확대 비용에 수익성 발목신한·우리, M&A로 보험 외연 확장···하나는 계열사 본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4대 금융그룹 간 비은행 포트폴리오 싸움에서 '보험 계열사'의 이익 창출력이 승부를 가르는 핵심 척도로 부상했다. KB금융그룹은 보험 계열사가 그룹 전체 순이익의 15% 이상을 받쳐주며 비은행 이익 펀더멘털을 확고히 다진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이 나란히 적자 늪에 빠지며 그룹 전체 실적에 부담을 안겼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손보·생보 사업 영토 확장에 대대적으로 나선 가운데, 단순한 덩치 키우기를 넘어 '기존 계열사의 실질적 이익 창출 능력'이 지주 간 승패를 가르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금융지주별 보험 계열사 이익 기여도는 KB금융 15.4%, 신한금융 7.78%, 우리금융 3.13%, 하나금융 -2.46% 순으로 나타났다. 각 보험 계열사의 순이익을 단순 합산해 산출한 결과로 KB금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하나금융은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격차는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에서 두드러진다. KB금융은 KB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며 그룹의 비은행 수익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면서 보험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의 보험 사업 부진은 개별 계열사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생명의 순이익은 -47억원, 하나손해보험은 -84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생명은 전년 동기 302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으며 하나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324억원에서 적자 폭이 522억원 확대됐다.

하나손해보험은 적자 확대에 일회성 회계 요인과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의 계리가정 선진화 방안 도입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505억원의 손실이 반영됐으며 이를 제외한 당기순손실은 341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하나손해보험은 2020년 하나금융그룹 편입 이후 2022년까지 추진한 보험업무 시스템 구축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연간 2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영업 확대 과정에서 사업비가 증가한 점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사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투자가 아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실적 차이는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지주들은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보험은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성장 분야로 꼽힌다.

다만 보험 사업은 계열사를 보유하거나 외형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지급여력 등 자본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인수 이후 조직과 시스템을 통합하고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도 필요하다. 결국 보험 사업의 외형보다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금융지주 간 경쟁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별 보험 사업 전략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KB금융은 KB라이프와 KB손해보험을 통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그룹의 비은행 이익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올해 3분기 두 계열사 모두 투자손익이 크게 줄어든 만큼 운용 성과를 개선해 이익 감소분을 만회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신한금융은 기존 보험 계열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손해보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신한라이프가 보험 부문의 주요 이익원 역할을 하는 가운데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며 손해보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생명보험 중심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손해보험 사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지만 인수 이후 수익성 확보와 사업 안정화가 과제로 남는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그동안 은행 중심이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인수 자체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3분기 ABL생명이 -35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만큼 두 보험사의 영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향후 관건이다.

반면 하나금융은 추가적인 외형 확대보다 기존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그룹 전략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은 영업 확대와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보험 등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무리한 인수나 외형 확장보다는 보험 계열사의 본업 경쟁력과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M&A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적정 가격과 그룹의 성장 방향 등 여러 조건이 부합할 경우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