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통 이어가는 MET 터보차저 계약친환경 이중연료 엔진으로 제품군 확대기술 독립보다 검증된 생산체계 유지 집중
HD현대마린엔진이 전신인 STX중공업 시절부터 15년간 이어온 미쓰비시중공업과의 선박용 MET 터보차저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한다. HD현대그룹 편입 이후에도 독자 기술 개발이나 추가 내재화에 나서기보다 기존 생산체계를 유지해 검증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체결한 MET 터보차저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말 이후에도 기존과 유사한 조건으로 갱신할 계획이다.
회사 공시상 계약기간은 2011년 10월부터 2026년 10월까지로 기재돼 있지만, HD현대 측은 실제 계약 종료 시점이 올해 12월 말이라고 설명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계약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계약은 MET 터보차저 판매 대수에 따라 미쓰비시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다.
터보차저는 엔진에서 배출되는 가스로 터빈을 구동하고, 이를 통해 압축한 공기를 실린더에 공급하는 장치다. 실린더 내부의 산소량을 늘려 연료의 연소 효율과 엔진 출력을 높이는 동시에 연료 소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선박용 엔진의 성능과 운항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HD현대마린엔진이 생산하는 MET 터보차저는 중·대형 선박의 2행정 주기관 등에 적용된다. 회사는 터보차저 전용 생산공장에서 정밀주조부터 회전체 가공, 조립까지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쓰비시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MET42MB부터 MET83MB 계열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엔진 인도 물량이 늘면서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114억원, 영업이익은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7%, 197.2% 증가했다. 엔진 인도 대수가 늘어난 데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이중연료 엔진의 매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선박용 추진엔진 시장에서도 친환경 이중연료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군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지난 28일 스위스 윈지디(WinGD)와 2행정 선박용 추진엔진의 제작·판매를 위한 신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NG와 암모니아, LPG, 메탄올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는 윈지디의 이중연료 엔진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기존 에버런스에 이어 윈지디까지 라이선스 제품군에 추가하면서 글로벌 선박용 추진엔진 시장의 양대 원천기술사가 보유한 제품군을 모두 갖추게 됐다.
추진엔진 제품군은 확대하는 반면 MET 터보차저는 기존 생산 방식을 이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HD현대마린엔진은 HD현대중공업과 별도의 터보차저 공동개발을 추진하거나 자체 기술 비중을 추가로 높이기보다 현재의 라이선스 계약과 생산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기술 개발과 내재화는 장기적으로 판매 대수에 비례해 발생하는 로열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성능을 검증해 양산체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상당한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 시간이 필요하다. 로열티 지급을 줄이는 것이 반드시 전체 생산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선주들의 제품 선호도도 기존 라이선스 체계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선박용 기자재는 장기간 운항 과정에서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된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하려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실제 운항 실적과 유지·보수 체계 등도 확보해야 한다. 기존 제품을 교체하는 데 따른 선주들의 부담까지 고려하면 검증된 MET 터보차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편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HD현대 측은 MET 터보차저가 선주들의 선호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기존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HD현대마린엔진 관계자는 "기존 MET 터보차저 계약은 올해 12월 말까지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기존과 유사한 내용으로 갱신될 예정"이라며 "현재 수준의 라이선스 방식과 생산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며, MET 터보차저를 계속 선택하는 이유는 선주사의 선호와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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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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