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크라켄 등 내부 보안 강화거래 승인 시스템 침해 가능성 조사고객자산 보호·기관투자자 신뢰 과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대규모 해킹 사고로 글로벌 거래소들이 내부 보안체계 재정비에 나섰다. 해커가 개인키를 직접 탈취하지 않고도 거래 승인 시스템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객자산 관리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금융 진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자산 수탁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 미국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바이낸스 해킹 이후 보안 점검을 강화했다. 코인베이스는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보관하는 시스템을 조정했으며 크라켄은 전담 조직을 통해 내부 취약점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 거래소들은 이번 사고가 자사 시스템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해커의 내부 시스템 접근 가능성이다.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된 뒤 무단 출금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개인키 유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거래 승인 인프라가 조작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객의 거래를 중개하면서 자산 보관과 출금 승인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키를 인터넷과 분리된 환경에 보관하더라도 내부 직원의 접근 권한이나 거래 승인 절차가 침해되면 자산 유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고 이후 거래소들이 지갑 보관 방식뿐 아니라 내부 업무망과 출금 통제 시스템까지 점검하는 배경이다.
바이낸스의 피해 규모는 약 64억달러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지난 29일 사고 직후 출금을 중단하고 고객 손실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탈취 자산 가운데 약 30억달러를 동결했지만 나머지 자산의 회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킹 배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공격 주체와 구체적인 침입 경로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바이낸스는 단말기와 클라우드, 거래 서명 시스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확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소가 대규모 고객자산을 보관하는 만큼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투자자 손실과 거래 중단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간 해킹 정보 공유와 의심 자산의 신속한 동결을 위한 협력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거래소의 개인키 보관뿐 아니라 내부 접근 권한과 출금 승인 절차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관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보안 사고를 예방하는 동시에 침해 발생 직후 자산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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