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원 컨설팅 발주 경위·과업 공개 요구···수행기관 검증도 쟁점한화 지분 15.89%로 KAI 2대 주주···노조 "정부가 입장 밝혀야"LAH 엔진 문제도 도마···한화 계열사 공급 책임 규명 적극 요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조가 한화그룹의 경영참여 가능성을 두고 정부에 독립경영 보장과 방산 독과점 대책을 촉구했다. 수출입은행 컨설팅의 투명성 검증과 한화 계열사의 LAH 엔진 공급 책임 규명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AI 노조는 이날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조합원 1300여명이 참가한 세 번째 상경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수출입은행의 KAI 지분 유지와 독립경영 보장, 18억원 규모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의 발주 경위·과업 내용·결과 활용 계획 공개, 방산 독과점 우려에 대한 정부의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노조는 앞선 두 차례 집회에서도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 지분 구조와 컨설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KAI의 독립경영을 보장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반발은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15.89%까지 늘려 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고,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시한 뒤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의 현재 지분만으로 KAI에 대한 지배관계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출입은행도 현재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황기연 수은 행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18억원 규모 컨설팅 역시 민영화나 매각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 같은 설명만으로는 향후 지분 정책과 독립경영이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컨설팅 수행기관 선정 과정과 이해충돌 검증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수은이 AT커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가운데, 노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T커니 출신 인사를 전략부문에 영입한 이력을 들어 평가 절차와 이해충돌 점검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컨설팅에는 기업별 분석과 앵커기업 육성 방안, 추진 로드맵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되는 만큼 관련 기업과 수행기관·참여 인력 사이의 자문·거래 관계를 확인했는지, 결과에 접근할 주체를 어떻게 제한할지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인사 이력만으로 실제 이해충돌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선정 과정과 점검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방위사업청의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달 13일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KAI 지분 취득과 관련해 "어느 방향을 정해놓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며 국익을 중심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노조는 경영권이 넘어간 뒤에야 영향을 따지면 대응이 늦을 수 있다며 방산업계 경쟁 구도와 정부의 관리·감독 방안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구 위원장은 집회에서 "한화가 독점하면 가장 골치 아픈 건 방사청"이라며 "품질과 납기에 문제가 생겨도 경쟁할 업체가 없는데 어떻게 통제하느냐"고 말했다.
노조는 한화 계열사가 KAI의 주요 사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품질·납기 문제의 책임을 독립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형무장헬기(LAH·미르온) 엔진 공급 문제가 사례로 제시됐다. 강선영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실이 지난 6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점검 대상 엔진 57대 가운데 47대에서 부식, 38대에서 균열이 확인됐고 엔진이 장착된 미르온 15대는 비행이 중단됐다. 노조는 2분기 납품 예정이던 LAH 6대 가운데 5대의 인도가 지연됐다며, 결함 원인과 공급 책임을 밝힐 절차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조립 공정을 원 제작사의 도면과 요구사항에 맞춰 진행했으며 별도 승인이 필요한 공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엔진 결함의 원인과 책임 소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지분 구조와 경영참여 여부뿐 아니라 품질·납기 책임을 규명할 장치 마련까지 요구되면서, 한화의 KAI 경영참여를 둘러싼 노조의 반발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지분 확대만으로 KAI 지배관계가 형성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방산 분야는 공급망과 조달 체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경영참여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이해충돌 방지와 품질·납기 책임 규명 절차를 정부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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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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