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개사·임직원 1000여명 참여···역대 최대 규모김장김치 8만kg·기부금 3억9000만원 전달황성엽 "정성과 사랑 담은 봉사에 남다른 의미"

금융투자업계가 어려운 이웃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김장 나눔 행사를 열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사랑의 김치페어'에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부터 일반 직원까지 1000여명이 참여해 서울 여의도공원을 가득 메웠다. 참석자들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를 담그며 기부금 전달을 넘어 몸으로 실천하는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증권사 수장들 직접 앞치마···김장 봉사에 구슬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평소 금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이 이날만큼은 한자리에 모여 김장 준비에 분주했다. 금융투자회사 대표들도 정장 대신 위생복과 앞치마를 착용하고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행사장에는 이웃을 돕기 위해 모인 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제16회 사랑의 김치페어'에는 금융투자업계 86개 회사가 기부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74개 회사가 현장을 찾았고 약 1000명의 임직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2011년 첫 행사 이후 참여 인원과 기부금, 김장김치 수량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배광수 NH투자증권 대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 등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과 윤창현 코스콤 사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등 유관기관 수장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김장김치를 장기투자에 비유하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치가 숙성될수록 깊은 맛을 내듯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성장의 결실을 기다리는 장기투자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멀리 나갈 수 있다"며 금융투자업계가 힘을 모아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전 10시 30분 풍물패 공연과 전통무용으로 시작된 행사는 기념식과 김치 전달식으로 이어졌다. 황 회장과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무대에 올라 김장김치 8만kg 전달식을 진행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금융투자회사 대표들이 위생복과 앞치마로 갈아입고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마친 뒤 본격적인 김장 봉사가 시작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참석인데 나눔의 온기가 곳곳에 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행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도 처음으로 김치페어 현장을 찾았다.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행사에 직접 참여해 업계 임직원들과 함께 이웃사랑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 사장은 "김치를 함께 담그고 여러 가지 좋은 일에 동참하는 만큼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첫 봉사 나선 신생 동호회···직원들도 나눔에 동참
증권사 대표들과 함께 김장에 나선 일반 임직원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회사별로 모인 직원들은 소속과 직급을 떠나 이웃을 돕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일부 회사에서는 사내 봉사동호회가 단체로 참여하는 등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나눔 활동도 이어졌다.
오금택 NH투자증권 ESG추진부 차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며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로서 어려운 분들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즐겁고 뜻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에서는 올해 신설한 사내 봉사동호회 회원 13명이 김치페어에 참여했다.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동호회로 이번 행사가 첫 공식 활동이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손종희 유안타증권 감사팀 부장은 "처음에는 봉사활동을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현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다 보니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직원들 간 화합도 다질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며 "앞으로는 큰 행사가 아니더라도 작은 봉사활동부터 꾸준히 이어가며 사회에서 받은 것을 다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금융투자업계가 마련한 기부금은 약 3억9000만원이다. 김장김치도 지난해 7만4000kg에서 올해 8만kg으로 6000kg 늘었다. 이날 마련된 김치는 초록우산을 통해 전국 사회복지시설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김장 부담이 커진 만큼 올해 행사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황 회장은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김장 담그기가 겁이 난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한다"며 "올해는 다른 해보다 어려운 이웃들과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김치가 더욱 귀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금융투자업계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김치는 따뜻한 온기이자 마음이고 연대이며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투자업계도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따뜻한 포용금융과 상생금융을 더 많이 펼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나눔 활동은 김장 봉사 외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초록우산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매월 적립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취약계층 생활 지원과 장학사업, 청년·고령층 금융교육 등 금융투자업계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황 회장은 16년째 이어진 김치페어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을 맡았던 시절부터 이어온 행사에 올해도 함께하게 된 만큼 오랜 세월 나눔에 동참해 온 업계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과 직접 봉사에 참여하는 보람을 전했다.
황 회장은 "선배들이 걸어온 길에 우리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전적으로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성과 사랑을 담아 직접 몸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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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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