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멜코바 CEO, 글로벌 수소 시장 경쟁 진단중국과 인도 경쟁 속, 한국의 강점 활용

"한국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 개척자다. 이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공급망을 활용해 수소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한국 수소 산업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이 수소차를 중심으로 확보한 기술적 기반을 수소 생산과 공급, 산업 전반의 활용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멜코바 CEO는 한국을 글로벌 수소 산업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국가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개척자 역할을 해왔고, 굉장히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에 올 때마다 공급망을 보고 놀라곤 한다. 독특한 장점이 많은 만큼 이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보유한 자동차 산업 기술력과 공급망은 수소 생태계를 키우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수소 산업은 단순히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품과 인력, 지식재산권(IP) 등 다양한 산업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수소 산업으로 연결하면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멜코바 CEO는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수소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고, 이는 기후와 에너지 안보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야 하는 이유는 글로벌 수소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주요국은 각자의 산업적 이해관계와 국가 전략에 따라 수소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유럽에서는 최근 수소 산업 육성에 대한 야심을 일부 낮추는 듯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에서 나온 발언이나 정보가 유럽 전체의 방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며 수소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제멜코바 CEO는 "모든 국가에 맞는 하나의 방법은 없다"며 "한국과 인도, 중국은 각자 강점이 다른 만큼 이를 잘 활용해 빠르고 저렴하며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역할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공동의장 활동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산업 협력과 확산을 이끌어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수소 기업들과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WHE 2026에서도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을 공개하고, 스택 12개를 결합한 5MW급 전해조 스택 모듈(ESM) 구성 방식을 처음 선보였다. 단일 모듈을 넘어 여러 모듈을 병렬 배치하면 수백MW급 수전해 플랜트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다.
폐자원을 수소로 전환하는 'W2H(Waste-to-Hydrogen)' 모델도 전시했다. 폐자원과 바이오가스 등 지역별 여건에 맞는 원료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자원순환형 사업 모델이다. 광주에서는 1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 실증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령·부안·제주에서도 추가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활용 분야 역시 승용차에서 상용차와 철도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2027년형 넥쏘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등을 선보였다. 장거리 운행에 적합하도록 내구성을 높인 연료전지 시스템과 수소 상용차의 운행 데이터를 분석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 '블루링크 업타임 케어', 자동 충전 로봇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과 모빌리티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 등 산업·도시 인프라에 수소를 활용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새만금 AI 밸리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수소, 데이터센터, 로보틱스를 연결하는 미래 산업도시 모델이다. 수소를 차량의 동력원에 한정하지 않고 산업과 도시 전반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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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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