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동발 정제마진 훈풍···정유 4사, 비정유서 희비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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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정제마진 훈풍···정유 4사, 비정유서 희비 갈렸다

등록 2026.11.05 17:03

김제영

  기자

정제마진 강세로 수익성 개선윤활기유 역대 최대 영업이익석유화학 업황은 여전히 부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로 국내 정유 4사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정유 부문이 실적을 뒷받침한 가운데 윤활기유는 공급 부족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반면, 석유화학은 공급 과잉에 발목이 잡히며 비정유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058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1조4067억원, 9009억원, 1조1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의 공통적인 배경은 중동 지역의 정유설비 가동 차질과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감소다. 여기에 여름철 수송용 연료 수요가 더해지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회사별로 보면 SK에너지는 전분기보다 85.2% 증가한 1조20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정기보수가 끝나면서 설비 가동량이 회복된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윤활유 사업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는 3분기 영업이익 1조906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유 공급 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유지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 석유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유사별로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은 엇갈렸지만, 업황 전반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에쓰오일은 전 분기보다 45.8% 오른 영업이익 1조406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별로는 정유 부문이 6904억원, 윤활 부문이 74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윤활 부문 이익이 정유 부문을 웃돌았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2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윤활 부문은 중동 지역의 생산 차질과 물류 제약으로 글로벌 윤활기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그룹Ⅲ 제품을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상승한 결과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의 공급 증가와 수요 부진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GS칼텍스 역시 정유와 윤활유 사업이 실적의 핵심을 담당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6% 증가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25.8% 감소했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6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다. 중동산 원유의 생산·수출 회복 지연과 타이트한 석유제품 수급 여건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윤활유 부문도 영업이익 448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중동 지역 윤활기유 생산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부족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다만 GS칼텍스도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10억원으로 집계됐다. 나프타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다 상반기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래깅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 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부문이 실적을 지탱했다.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0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7097억원 증가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9232억원 감소했다. 유가 강세 완화와 환율 하락, 정제마진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사업별로는 정유 부문과 윤활기유 부문이 각각 영업이익 8216억원, 203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12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57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축소가 적자로 이어졌다.

4분기에도 정유업계의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중동 정세와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이 될 전망이다. 주요 정유설비의 정기보수와 수출 제한에 따른 공급 감소, 동절기 난방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유 조달과 운송비용 상승은 부담 요인이다. GS칼텍스는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변동성과 원유 수송 운임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활기유는 공급 정상화 여부가 관건이다. 중동 지역 생산시설 가동과 물류가 정상화하면 현재의 높은 스프레드가 조정될 수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유 공급 차질이 완화될 경우 현재 높은 수준의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도 중동산 제품 공급 정상화 여부가 윤활 부문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석유화학 사업은 글로벌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와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단기간 내 업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와 윤활기유는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석유화학은 구조적인 공급과잉으로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4분기에는 국제유가와 운임 변동성에 대응하는 능력이 실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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