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000대 기업 매출 51조원···증가분 90.9% 해운 3사해운 3사 제외 기존 기업 매출 증가율 3.7% 그쳐HMM 2030년까지 29조원 투자···부산 연계 사업·고용 확대 미정
HMM이 지난해 매출 기준 부산 기업 1위에 올랐다.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의 매출이 부산 기업 실적에 반영되면서 부산 소재 전국 1000대 기업의 총매출도 전년보다 41.1% 증가했다. 다만 해운 대기업을 제외한 기존 부산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3.7%에 그쳤다. 본사 이전에 따른 통계상 외형 확대가 지역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에서 부산 소재 31곳의 총 매출은 51조1138억원으로 전년보다 41.1%(14조8967억원) 증가했다. 부산 기업의 전국 1000대 기업 내 매출 비중도 전년 1.2%에서 1.6%로 0.4%p 상승했다.
부산 기업의 매출 성장 중심에는 해운기업이 있다. HMM은 지난해 매출 10조7212억원으로 전국 60위에 오르며 부산 기업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K-LNG(옛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을 포함한 해운 3사의 매출 합계는 13조5471억원에 달한다. 해운 대기업의 부산 이전이 지역 기업 매출 규모를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해운 3사를 제외한 기존 부산 기업 28곳의 매출은 37조5667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국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인 3.4%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부산 기업의 전체 매출 증가분 중 90.9%가 이 세 회사에서 나온 것으로, 이를 지역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HMM은 중장기 투자 전략을 통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HMM은 오는 2030년까지 선박과 물류 인프라 등에 총 29조1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별로는 컨테이너 사업에 19조2000억원, 벌크 사업에 8조5000억원, 디지털 전환과 기타 투자에 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친환경 선대 전환이다. 친환경 관련 투자 규모는 16조1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55.3%를 차지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국제해운의 2050년 전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감축 기준을 강화하고, 유럽연합(EU)도 해운업을 탄소배출권거래제에 편입하는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다.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 선대를 166척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저탄소 연료 추진선 비중을 현재 11%에서 39%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벌크 선대 역시 110척으로 늘리고 저탄소 연료 추진선 비중을 34%까지 확대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2030년 매출 17조3127억원, 자산 45조9398억원 규모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약 61%, 자산은 약 37%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성장 전략과 부산 이전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HMM의 투자 계획은 선박 발주와 친환경 선대 확충, 디지털 전환, 해외 항만 투자 등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산 지역과 직접 연계된 사업이나 별도로 배정된 투자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부산항 관련 투자는 향후 추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본사 이전에 따른 경영적 실익도 아직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다. 부산항과의 접근성을 활용해 항만·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해운 관련 산업과의 협력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부산 이전으로 인한 구체적인 운영 효율 개선이나 경영적 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사 이전이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경로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셈이다.
현재 인력 이전과 사옥 건립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HMM의 부산 본사 건물에는 약 12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에서 이동한 인원은 약 30명이다. 기존에 있던 부산 지역 영업조직 인력에 서울 본사 인력이 일부 합류한 형태다.
회사는 희망자 공모 등을 거쳐 추가 인력 이동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서울 사무공간과 부산 본사 수용 여건 등을 고려하면 이전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신사옥 건립 역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부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건립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옥 건립과 추가 인력 이전이 완료되기 전까지 본사 이전에 따른 고용 및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본사 이전이 부산 기업 매출 1위라는 상징적 성과를 넘어 지역 산업과의 거래·협력 확대, 고용 창출 등 실질적인 지역경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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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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