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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왕 삼성의 역발상 "제조업에 길이 있다"

스마트폰 제왕 삼성의 역발상 "제조업에 길이 있다"

등록 2013.02.25 08:59

수정 2013.03.05 15:14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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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제조업이 희망이다①

‘전자’ 추락하면 그룹이 무너진다 ‘위기감’
태양전지·바이오 등 5대 신수종사업 발굴
제2의 반도체·휴대폰으로 육성 공들 여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과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야 한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013년 신년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위기경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지속적으로 '위기경영'을 설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위기 장기화와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고,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화 되고 있는 시대 속에서 기존 사업 이익 창출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 회장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읽힌다.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이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글로벌 1위로 올라서는 등 휴대폰 분야에선 이미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모바일 분야에 편중된 삼성그룹의 수익구조는 불안한 외발수레 형태다.

◇고민 쌓여가는 삼성, '전자'의 위기는 '전체'의 위기 =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200조원 이상의 매출과 30조에 육박하는 등 기염을 토했지만 고민은 날로 쌓여간다.

그룹 전체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 자칫 삼성전자의 실적이 추락하면 그룹 전체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전체 사업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삼성그룹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M(IT·모바일)사업부만 매출 108조5000억원, 영업이익 19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54%와 66.9%를 차지한다. 지난 2011년 IM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비중이 40.9%와 51.9%였던 점을 고려하면 각각 13.1%p와 15%p 급등했다.

IM사업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도 스마트 기기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시스템LSI의 경우 매출의 60% 이상이 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차지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가전 및 TV, 휴대폰 등 주요 사업이 균형적 실적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전자 IM사업부의 독주는 오히려 삼성전자의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휴대폰 판매를 담당하는 MC사업부가 3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등의 판매량 증가가 흑자 전환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4분기 LTE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23% 증가한 860만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피쳐폰 판매량을 앞질렀다.

올해의 암울한 전망은 삼성과 LG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스마트 기기 시장선장 둔화와 중국 등 신흥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인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장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선진국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 제조업에서 찾는 삼성 = 4년 전까지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의 몰락과 시장을 선도해온 애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급변하는 글로벌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미래 대비를 하지 못한 지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더욱 다급할 수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 제품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올해 스마트폰 전망도 밝지 않는 등 각종 대내외적 변수로 삼성전자도 언제든 '최고-최강'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내부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 2010년 신수종사업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독려한 것도 심각한 '위기의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를 서비스 산업이 아닌 제조업에서 찾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서비스 분야는 한계성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이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은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이다.

지난 2010년 삼성은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함께 2020년까지 5대 사업에서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중 의료기기 사업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의료기기사업팀을 의료기기사업부로 승격시키고 신성장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조수인 사장을 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이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업분야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컴퓨터단층촬영(CT) 전문 의료기기 업체 '뉴로로지카'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이 의료기기 사업을 본격화 하려는 이유는 엄청난 잠재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의료기기 사장 규모는 약 3000억 달러로, 이는 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와 맞먹는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고령인구 증가로 의료기기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삼성메디슨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초음파, X-레이 제품(프리미엄 디지털 엑스레이 XGEO) 등을 통해 글로벌 선두업체와 경쟁 채비를 갖췄다.

또 혈액검사기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MRI(자기공명장치) 등 영상진단기 분야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직을 키웠다.

현재 이 시장은 존슨앤존슨, GE헬스케어, 지멘스헬스케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어 뚫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반도체와 TV, 휴대폰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는 만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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