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의 사과문을 대독했다. 김 대변인은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김 대변인이 대독한 두 줄짜리 사과문은 모두 읽는 데 불과 17초가 걸렸다.
사과와 재발방지의 뜻은 분명했지만 6명의 고위직 후보자가 비리와 의혹으로 인해 낙마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첫 공식 입장으로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비대위 회의에서 “실책을 피하려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며 “꼼수는 꼼수를 부르고 실패와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기춘 원내대표도 “백설공주는 독사과를 받았다던데 우리 국민은 청와대서 대독 사과를 받았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태를 부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여권에서도 이번 대국민 사과를 꼬집고 나섰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국민을 졸(卒)로 보는 나쁜 사과’라고 밝힌 데 대해 “딱 맞는 내용”이라고 거들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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