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23일 도쿄증권거래소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7.32% 급락해 1만4483.98로 마감됐다. 하락폭은 전일 대비 1143.28포인트로 지난 2008년 10월 16일 이후 4년7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날 일본 증시 폭락 배경으로는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양적완화(QE) 철회 움직임, 일본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과 주춤하는 엔저 등이 꼽힌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분석했다.
이날 일본 증시 폭락은 HSBC의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5월 제조업 PMI가 49.6(예비치)을 기록하면서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49.5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이기 때문이다.
엔화값이 강세로 반전한 것도 증시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그동안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강세로 반전하자 엔 약세에 기댔던 수출주들의 낙폭이 확대됐다. 미쓰비시자동차는 13.66%, 샤프는 13.17% 폭락했다. 닛케이선물 6월물은 오후 한때 860엔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년여 만에 1%를 찍은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날 국채 금리 상승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하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지속적인 성장이 나타날 경우 몇 차례의 통화정책회의를 거쳐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렇다 할 조치를 내놓지 못했던 일본은행(BOJ)이 이날 갑자기 대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을 당황케 만든 탓이다.
전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이날 갑자기 대책을 내놓은 것도 시장 참여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날 오전 10년물 국채 금리가 1%에 도달하자 일본은행은 갑작스레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일본은행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2조엔에 이르는 유동성을 풀 것"이라며 "금융회사들에 대해 단기 고정금리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장기 국채 금리 급등에 대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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