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잇단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로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다수 해운사가 봉착한 자금난과 장기적인 불황, 기대를 모았던 항로의 활용 실패 등이 불황 탈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가장 큰 현안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상환과 높아지고 있는 부채비율의 문제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주요 해운업체가 발행한 회사채와 CP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약 2500억원에 이른다. 내년에도 한진해운은 31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고 현대상선도 4000억원 상당의 어음을 막아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한진해운의 경우 최은영 회장이 직접 은행장들과 잇달아 만나 영구채(약 4400억원 상당) 발행을 위한 보증을 요청하는 등 급한 불을 끄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835.22%로 지난해 연말 수치인 754.37%보다 80.85%포인트 늘었고 현대상선도 올 상반기 895.09%의 부채비율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720.10%)보다 175%포인트 높아졌다.
길어지는 불황과 기대를 모았던 북극항로의 연내 상업 운항 실패도 해운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새롭게 개척된 북극항로가 기존 인도양~수에즈운하 항로보다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해운업 부흥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여러 제반 환경 미비로 북극항로의 본격적 상업 운항에는 최소 10년 정도는 더 걸리는데다 경제성도 기존 항로보다 더 떨어진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운업계의 자금난을 적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부의 지원도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늦어지고 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운보증기금의 설립을 수차례 언급했지만 언급된 설립 시기는 2015년이다. 당면한 난제를 풀기에는 너무 먼 시점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무조건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불황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며 “해운사들의 도미노 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빨리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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