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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서 흉기 살인···“무서워 살겠나” 시민 불안

초등학교서 흉기 살인···“무서워 살겠나” 시민 불안

등록 2013.11.02 20:43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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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칼부림 사건 잇따라···“봉변당할까 무섭다”

20대 남성 2명이 2일 새벽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흉기로 싸우다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말인 데다 이른 아침이어서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잔혹한 살인사건이 초등학교 내에서 일어난 데 대해 시민들은 경악하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치안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초등학교 운동장서 벌어진 '삼각관계' 치정 살인극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이날 아침 6시 10분.

27살 동갑내기로 또래 여성 A씨를 사이에 둔 '연적' 관계인 박씨와 조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공원에서 만나 말다툼을 벌였다. 둘 다 술에 취한 상태였고 말다툼은 이내 식칼 4개가 동원된 흉기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공원에서 실랑이를 하던 이들은 무슨 영문인지 나란히 초등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간 다음 서로에게 칼부림했다. 조씨는 목과 가슴 등을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고 박씨도 허벅지와 무릎을 심하게 다쳤으나 병원 치료로 목숨은 건졌다.

대학 휴학생인 조씨는 현재 A씨의 남자친구, 박씨는 A씨가 조씨를 만나기 전에 교제한 사이로 둘은 이전에도 만나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범행 경위를 캐묻고 있으나 박씨가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왜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이동해 끔찍한 난투극을 벌였는지 아직 조사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 서울 한복판 잇단 칼부림 사건에 시민 '경악'

흉측한 살인 사건이 서울 한복판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오 서초구 양재동의 한 거리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30대 남성이 지나가던 시민을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길을 가던 시민을 흉기로 위협하고 이에 놀라 도망가는 사람들을 쫓기까지 했다.

지난달 14일에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빌려간 돈 700만 원을 갚지 않는다며 40대 남성이 10년 지기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10대 청소년들이 부모에게 반항하며 흉기로 위협하다 이를 막으려는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사건도 연달아 발생했다.

안전이 유지돼야 할 파출소에서 칼부림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9월 20일 오후 8시 10분께 영등포구 영등포역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송모(55)씨가 함께 조사받던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 남성은 과다출혈로 중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흘 만에 숨졌다.

직장인 이은샘(29·여)씨는 "자꾸 이런 소식을 접하니 나 역시 봉변당할까 봐 무섭고 불안하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놀랄 일이 아닌 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초등학교에서 흉기 사건이 난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번 초등학교 내 살인사건은 주말인 데다 이른 시간이어서 교내에 아이들이 없었지만 자칫 더 큰 인명피해로 번질 수 있었던 만큼 학교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살짜리 딸을 둔 직장인 김모(35)씨는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경악스럽다"며 "학교가 열린 곳이고 개방돼야 하는 게 맞지만, 외부인이 마음대로 학교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청원경찰을 비롯해 제도를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북권의 한 일선 경찰관은 "사실 칼부림 범죄는 사건마다 처벌 수위가 달라서 어렵게 붙잡아도 처벌이 부족하다 싶은 경우가 많다"며 "흉기를 이용하는 게 얼마나 중한 범죄인지를 제대로 알리려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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