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국회가 발목 안 잡겠다”, 전병헌 “기업도 인식 바꿔야”
경제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시점에서 정계와 경제계 인사들이 만나 머리를 맞댔다. 경제계는 기업들의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각종 경제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고, 정계는 이에 화답하는 동시에 재계의 역할 방향에 대해 주문을 내놨다.
최경환·전병헌 여야 원내대표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15일 국회에 모여 정책간담회를 열고 경제 활성화 등 현안을 논의했다.
경제5단체장들은 원내대표들을 상대로 부동산 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 투자 활성화, 기업의 부담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회복·민생안정을 위한 주요 입법 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현행 2~4%에 이르는 취득세율을 미국(1%)이나 영국(2%) 수준으로 인하하는 지방세법 개정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안전한 범위내에서 허용해주는 주택법 개정안의 처리를 요청했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으로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중견기업을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상증세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이와 관련한 5개년 기본계획 수립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을 명시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노사자율에 맡겨 점진적 단축하는 방향으로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경제회복과 민생안정, 일자리 창출은 정치권과 경제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며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목표는 같기 때문에 자주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원내대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관련 입법 처리를 다짐했다. 그는 “입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정치권이 경제를 발목잡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며 “불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 시점이야말로 국회가 경제활성화의 불씨를 살려서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행 제도들은 부동산 시장이 한여름일 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겨울옷으로 바꿔입어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도움이 안 되고 외국계 기업만 돕거나 오히려 중소기업을 옥죄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재계의 ‘역할론’에 더 무게를 실었다. 그는 “기업도 어렵지만 민생경제는 더 어렵다”며 “내수 부진과 청년실업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가 기업을 지원해야 하듯 기업도 일자리 창출 등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그간 재벌 대기업은 신규 투자와 고용창출을 꺼리면서도 과세특례·세액감면·규제완화를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도 사실”이라며 “재계가 최저임금, 통상인금에 대해 인식을 바꾸고 최장시간 노동국가라는 부끄러운 타이틀도 내려놔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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