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시 시장 성장 가속화 예상RISE 리브랜딩 1년, 올해 시장 점유율 10%가 목표꾸준한 투자 습관·안정성 기반 자산운용 전략 강조
KB자산운용의 RISE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끄는 노아름 ETF사업본부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나 디지털자산 현물 ETF를 바라보는 현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디지털자산 ETF 시장은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 하나로만 30조원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피델리티 등은 이미 관련 상품을 출시했고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더 내고 있다.
국내 투자업계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현물 ETF가 도입될 경우 ETF 시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법인의 디지털자산 투자는 제한된 상태지만, 향후 단계적으로 허용될 방침이어서다. 현물 ETF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중에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 본부장은 "디지털자산 현물 ETF는 향후 ETF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포지션을 가져갈지와 연관이 많이 돼있다"며 "자산운용 시장 점유율을 뒤바꾸는 계기가 되는 사건임은 분명하기에 주도권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운용업계 상위 1, 2위(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사에 밀리지 않게 상품의 차별화를 어떻게 둘지 고민을 많이 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디지털자산 현물 ETF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향에서 접근해 상품을 설계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주식·채권 등 이종 자산을 섞어 구성하는 포트폴리오는 지양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가 주효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노 본부장은 "혼합 자산 형태의 디지털자산 현물 ETF가 투자자 입장에서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례로 금과 미국 주식을 묶은 ETF가 있었지만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입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노 본부장은 "디지털자산이 공모 펀드화돼 모든 투자자들에게 열리는 건 리스크 측면에서도 고려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투자자 안전 장치를 만드는 과제들이 있어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상품 출시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KB STAR'를 'RISE'로 상장지수펀드(ETF)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KB금융그룹의 공통 브랜드를 떼고 KB자산운용만의 특색을 드러낸 것이다. 이와 함께 KB자산운용의 ETF 수탁고(AUM)도 지난해 말 13조5643억원에서 현재(7월 24일 기준) 17조2800억원으로 27.3% 증가했다. AUM은 크게 확대됐지만 시장 전체 역시 확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7.8%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ETF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드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은 해외, 특히 미국 시장 상품군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만 'RISE 미국은행TOP10', 'RISE 미국양자컴퓨팅',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등 미국 시장을 겨냥한 ETF 8종을 출시했다.
노 본부장은 "지난 1년간은 개인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라인업을 갖춰 나가는 방향이었다"며 "투자자들로부터 'RISE가 좀 뭔가 바뀐 것 같은데,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나름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KB자산운용의 목표는 10%대 시장점유율이다. 최근 수익률이 급등하는 특정 섹터에 집중하기보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테마에 주목해 RISE ETF의 기치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다.
노 본부장은 "오는 8월 중국 테크 섹터에 집중한 ETF를 시작으로 미국 팔란티어, 테슬라, 엔비디아 집중 투자형,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 ETF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RISE ETF가 추구하는 '걱정 없는 내일'에 부합하는 상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습관'의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ETF 시장은 최근 순자산 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긴 후 약 2년 만에 순자산이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연금 투자자 등 개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까지 관심이 확대된 영향이다.
노 본부장은 ETF 시장 확대에 대해 "부동산을 주식처럼 쉽게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비용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ETF는 환매 시 돈이 바로바로 들어오니 안 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들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 투자는 꾸준히 나와 같이 가는 동반자"라며 "내가 번 돈을 잘 지키고 잘 불려야 한다. 현재 시장은 변동성이 적지만, 시장이 안 좋아도 계좌를 끊임없이 열어보고 관심을 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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