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LG전자가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만든 ‘G2’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옵티머스 시리즈에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인 ‘G2'를 출시, 언팩 행사도 뉴욕 현지에서 갖는 등 대대적 마케팅을 펼쳤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G2 브랜드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G2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사고로 얼룩지면서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지난 8월 9일 LG는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는 LG G2의 교환권을 매단 풍선을 난지공원에서 하늘에 띄우고 풍선이 터져 다시 땅으로 떨어진 교환권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제품을 증정하는 행사였다.
이벤트 소식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이 미처 날아오르지 못한 풍선을 잡으려 몸싸움을 벌이다 20여명이 찰과상을 입었고 결국 행사는 취소됐다. 이로인해 서울에 이어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에서도 진행할 예정이었던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는 전면 보류 됐다.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G2 출시 기념 이벤트에서의 불상사는 LG 자존심에도 상처로 남았다.
이벤트 사고가 불운의 시작이었을까? G2에 힘입어 호실적이 기대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분기 총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3개 분기 연속으로 3조원대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업의 수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마케팅, 투자비용 증가로 인해 적자를 기록해야 했다.
특히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부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해 1분기 대비 반토막난 데 이어 3분기에는 7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손실폭은 더욱 커졌다. LG는 G2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한 일시적 적자라는 설명이지만 G2의 실적이 본격 반영된 3분기 저조한 실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G2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까지 LG전자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G2가 반영된 3분기에는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로 5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지난 16일에는 LG전자 소속 헬기가 서울 도심에서 아파트와 충돌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LG전자 임원 또는 국회의원을 태우기 위해 사고가 난 것이란 근거없는 추측과 의혹이 양산되기도 했다.
고위 인사들의 수송이 예정된 상황에서 사고 헬기가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부터 고위 인사들을 위한 ‘비행 재촉’ 아니냐는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사고원인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여러 의혹들은 LG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LG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LG전자의 스마트TV가 사용자의 동의없이 시청한 채널과 미디어 파일 제목 등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21일 영국 BBC방송은 영국인 IT컨설턴트 제이슨 헌틀리 씨의 블로그 글 내용을 인용, LG전자가 스마트TV를 통해 개인 이용정보를 무단 수집해 맞춤 광고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영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유럽에서 LG가 쌓아온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의 메르켈 총리 도청 파문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터져나온터라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G측은 자사 스마트TV를 통해 소비자들의 시청 채널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LG는 “수집된 정보는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스마트TV 플랫폼의 일환으로 개별 시청자와 관련된 광고를 내보내고 다른 시청자가 많이 보는 인기 방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tamado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