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올해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6월 달러당 1150원대였던 원화는 7월을 기점으로 강세로 전환해 10월 중순 1050원, 이달 27일 국내 환율시장에서 10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한 원화는 엔화를 추월한 상황이다. 27일 일본과 국내 환율 당국에 따르면 ‘닛케이통화인덱스(2008년 100기준)’ 엔화와 원화의 실효환율은 각각 100.5와 101.6을 기록했다. 이 결과 지난 20일부터 5거래일 원화가 엔화에 앞섰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는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국내 10대 그룹의 환율에 따른 손실액이 커지면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다. 최근 재벌닷컴이 자산 기준 상위 10대그룹(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 소속 83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의 환차손익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환차익에서 환차손을 뺀 순환차손 금액이 7600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8640억원의 순환차익을 거둔 것에 비해 1000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환차익으로 15조9830억원을 벌었지만 환차손을 16조7430억원 기록했기 때문으로 10대 그룹이 원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수출이 가장 큰 문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화 10% 절상시 수출감소 효과가 8%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 특히 원화 강세 속 엔화 약세로 대일본 수출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수출은 엔화 약세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8.8% 줄었다. 대일본 수출 비중도 1월 7.70%에서 8월 5.95%로 하락해 5%가 위협받고 있다.
엔저로 인한 수출 감소 여파가 우리나라 지방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어느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엔화약세로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하에게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에서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 약화 및 채산성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문제는 원화강세, 엔화약세로 인한 수출 감소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원화가 강세되면 수출 경쟁력면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고, 엔화약세도 수출 감소의 하나의 원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대일본 수출에 영향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력업종 경쟁력 확보와 중소기업 대책 등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력 업종들이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의 투자가 약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하고 상당한 자금난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한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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