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정치권은 사실상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라는 두 거대 정당이 점하고 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이라는 원내 정당이 있지만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각각 영남-호남, 보수-진보, 5060-2030 등 지역·이념·세대별로 갈리면서 빚어진 병리적 현상이 적지 않다. 28일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이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건강하지 않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짚은 것도 바로 이 같은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으로 대변되는 특유의 수사를 즐겨 사용하면서 신당 창당의 구체적인 로드맵 공개는 또 다시 미뤘다. 마치 신작 영화의 티저(teaser) 예고편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때문에 ‘독과점 시장’에서 안 의원이 유용한 대체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그의 모호한 표현만큼이나 미지수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그의 성향이 이제는 신중함을 넘어 답답함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두 배 가까이 넘어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안 의원에 대한 기대라기 보단 기존 정치권에 대한 염증이 더욱 큰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가 말한 대로 확실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정치권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는 지적이 많다. 실체가 모호한 기대감만을 안고 가기엔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이 지나치게 신중하고 소극적인 의정활동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이럴 거였으면 10월(재보선)에 들어왔어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힐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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