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2008년 독자경영과 계열 분리를 위해 인적분할했던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의 재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으로부터 공동 대출을 받기 위해 서울 성북동 자택과 자신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내놨다.
자신의 꿈과 안위를 지키기보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회사를 먼저 구하겠다는 결심을 한 셈이다.
최근 한진해운은 유동성 확보의 최고 대안으로 꼽혔던 4억달러 영구채 발행이 무산됐다. 채권은행 중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영구채 발행을 위한 지급보증에 참여하겠다고 나섰지만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보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영구채 발행 무산에 대한 대안으로 3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공동 대출(신디케이트론)을 한진해운에 제안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성북동 자택을 담보로 내놨다. 한진해운홀딩스와 자회사의 주식도 함께 담보로 등장했다.
한진해운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을 다시 합치는 방향으로 회사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확한 내용이나 시점 등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합병 추진에 대한 큰 틀은 정해졌다.
한진해운이 재통합되면 회사 정상화와 유동성 확보에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대한항공으로부터의 자금 지원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지배구조에서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돈을 빌리려면 한진해운홀딩스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합병 후에는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가 되므로 돈을 바로 빌릴 수 있다.
물론 한진해운이 한 회사로 재통합될 경우 최 회장이 오랫동안 소망해 온 꿈은 미뤄지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한진해운이 단일 회사로 통합되면 통합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된다. 지배 기업도 한진해운홀딩스에서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칼로 바뀐다.
결국 고 조수호 전 회장 재임 때부터 추진해 온 한진해운의 계열 분리가 완전 무산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합병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회사를 살리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그만큼 뚜렷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특히 “회사 정상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당국의 요구와도 부합하기 때문에 긍정적 지원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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