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네트워크 차단···채권단 제발등 찍는 꼴업계 “기업 청산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지적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김 회장 해임안과 신규 자금지원을 포함한 출자전환 등의 방안을 담은 계획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채권은행에 요청했다. 쌍용건설 채권은행들은 해임안과 신규자금 지원에 대한 동의를 20일까지 답하게 된다.
김 회장 해임안은 지난 11일 채권단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경영 실패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우리은행이 안건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또다시 김 회장의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신규자금 지원과 출자전환에 반대하는 채권단에 참여 명분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 중 75% 이상이 해임안에 동의하면 김 회장은 해임된다.
앞서 채권단은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지난 7월에도 김 회장의 해임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해임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채권단이 김 회장을 해임한다면 쌍용건설은 시장에 존속할 의미가 없다는 애기까지 나돌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까지 포기한다면 쌍용건설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
김 회장은 1999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된 후 쌍용건설을 이끌면서 두 번의 워크아웃을 극복했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채권단의 요청으로 복귀한 바 있는 산 증인이다.
특히 김 회장은 내외부에서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 인맥 네트워크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건설의 해외 수주 대부분이 김 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채권단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이라면 쌍용건설이 해외에서 8개국 16곳 27억달러(3조원) 규모 프로젝트 진행이 불투명해진다. 해외고급 건축의 명가 이미지를 잃는 것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올해 싱가포르 3개 사업이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법정관리설이 나돌면서 1조5000억원 정도 수주를 날려버렸다”면서 “김 회장 해임은 지금 당장 명분이 될 수 있겠지만 쌍용건설의 미래를 위해서는 남겨둬야 할 인물이다. 김 회장을 해임하는 것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기업을 청산하는 것과 진배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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