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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 손 떼는 현대그룹, 고강도 자구책 발표···3.3조 조달(상보)

금융업 손 떼는 현대그룹, 고강도 자구책 발표···3.3조 조달(상보)

등록 2013.12.22 14:3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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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등 금융업 3사 SPC 설립 방식으로 매각···현대상선, 비주력 자산 처분해 현금 2조원 조달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전경. 사진=현대그룹 제공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전경. 사진=현대그룹 제공


현대그룹이 핵심 사업의 한 축인 금융 사업에서 손을 떼고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3조30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하는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혔다.

현대그룹은 22일 자구계획을 발표하고 현대증권 등 금융 계열사 3사 매각과 비효율 사업 부문 조정, 비주력 자산 매각, 자기 자본 확충 작업 추진, 계열사 구조조정 등을 통해 3조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22일 밝혔다.

현대그룹은 자구계획을 통해 마련한 현금 3조3000억원 중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갚아 500%에 육박하는 그룹 주요 3사(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로지스틱스)의 부채비율을 200% 후반대로 대폭 낮추고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자구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 사업 철수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해 최소 7000억원 최대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그룹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온 현대증권의 매각이 가장 돋보인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잇달아 불거진 현대증권 매각 추진설에 대해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강하게 밝혀왔지만 최근 금융권의 현대증권 매각 압박 강화 탓에 ‘매각 불가’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현대그룹은 금융 계열사 3사의 매각 작업을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 지분 매각 목적의 SPC를 설립해 회사 자산을 이전한 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금융권과 세부 매각 방안·절차를 협의해 매각을 추진할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그룹의 사업 부문에서 금융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다른 주력 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해운 사업(현대상선), 물류 사업(현대로지스틱스), 산업기계 사업(현대엘리베이터), 대북 사업(현대아산) 등 4개 사업 부문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재편해 현대그룹의 재도약 기틀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자산 매각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 사업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부문의 사업구조를 조정해 약 1조5000억원을 조달한다.

아울러 부산 용당동 신선대부두·인천 항동 연안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등 국내 부동산, 미국·중국·싱가포르 소재 해외 부동산, 각종 상장·비상장 유가증권, 비주력 선박 등을 처분해 4800억원을 마련한다. 이로써 현대상선이 마련하게 될 현금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1600억원을 들여 인수했던 서울 남산 자락의 6성급 호텔 반얀트리 서울도 인수 1년여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또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현대상선의 외자유치 추진, 현대로지스틱스의 기업공개를 내년 중으로 추진해 32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마련하고 현대상선과 현대아산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회사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구계획으로 그룹의 유동성 문제 해결과 함께 핵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현대그룹은 금융권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시장에서 신뢰받는 기업, 더 단단한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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