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세난 대책 백약이 무효전세난 대책으로 불어나는 거품실질적인 해결책은 집값 현실화
정부에서 지난해 발표한 전월세 안정화방안은 ‘빚내서 집 사라는 식’으로 결국 매매를 늘려 하락하는 집값을 다시 상승반전 시키기 위한 정책이었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무너진 집값 회복을 위해 그동안 수없이 정책이 쏟아졌지만 실패는 거듭됐다.
현재 전세난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집값 하락의 영향이 크다. 집주인들은 원금 보전 심리와 이자비용 증가 등에 따라 전셋값을 끌어 올렸다.
떨어진 집값을 전셋값이 떠 받친 형국이다. 이런 이유로 전셋값이 연일 고공 행진을 하면서 수도권에서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지역이 속출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가율 70%를 넘어선 곳은 경기도 군포시와 의왕시, 수원시 영통구, 장안구 등 4곳이다. 수도권에서 전세가율 70% 돌파 지역이 한꺼번에 여러 군데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요자들은 굳이 집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매매에서 전세로 이동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됐다. 과거 부동산 활황기 당시에는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다소 무리하게 매매에 나섰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가계 소득과 소비자 물가 인상률은 연평균 3%인데 집값이 하락세 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집값에 수요자들은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현재 집값의 약 50%는 거품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의 주장이다.
주택보급률은 110%를 넘어선 공급과잉 속에서도 아파트 거주자 중 절반이 세입자다. 집값 거품이 꺼져야 비로소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서면서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은 전세난의 원인이자 해결책인 셈이다.
일부 전문가는 전세에서 월세시대의 변환기를 맞아 집값 거품의 붕괴는 이미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작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664만원으로 84㎡의 가격은 4억원이다. 선진국 기준 월세율을 보면 5~6%대로 이를 대입해 계산해보면 세입자는 매달 200만~24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임대수익률이 적어도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하므로 월세율은 이보다 낮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매달 200만원 이상의 월세를 부담 없이 지급할 수 있는 가정은 많지 않다. 이런 탓에 자연히 집값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집값 폭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그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값을 떠받드는 정책이 아닌 월세시대로의 연착륙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
57만명에 달하는 하우스푸어는 자산증식을 위해 투기목적으로 집을 사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집을 사야 한다”, “집값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장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자가주택 거주율 변화(2010년 대비 2012년)를 살펴보면 고소득층은 69.5%에서 64.6%로 줄었고, 저소득층 46.9%에서 50.5%로 늘었다. 고소득층은 집을 팔았지만 최근까지도 저소득층은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부양책을 지금 쓸 때가 아니라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할 때”라며 “고위험부채를 떠안은 가구들이 줄어들도록 신호를 주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뇌관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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