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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선물로 보는 한국 경제

명절선물로 보는 한국 경제

등록 2014.01.31 09:30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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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쌀·계란 등 농수산물
70년대, 산업화로 인한 풍요로움···기호품 등장
90년대, 소비양극화로 선물에도 양극화 현상

해마다 준비하는 명절선물에도 그 시대의 경제수준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내 경기 상황, 생활습관, 소비자 의식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명절변천사를 통해 6.25 이후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조명해보자.

선물이 상품화되지 않았던 50년대에는 쌀이나 계란, 찹쌀, 돼지고기, 참기름 등 먹을 수 있는 농수산물을 직접 주고 받았다. 60년대에는 설탕, 비누, 조미료, 소금 등 생필품이 선물 목록에 올랐다. 그 중 설탕은 물자가 부족했던 60년대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외에 2000~3000원대 아동복, 내의 등 직물류가 인기선물에 속했다. 이즈음 백화점이 선물구매 장소로 등장했다.

70년대에는 본격적인 산업화로 국민생활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선물 종류도 1000여 종으로 늘었다. 공산품 생산도 본격화하면서 식용유, 럭키치약, 와이셔츠, 주류 등 3000~5000원대의 기호품이 선물로 등장했다.

성인에게는 커피세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어린이에게는 종합선물세트가 최고의 선물이었다. 텔레비전, 전자보온밥통,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도 명절선물로 등장했다.

80년대 대중 소비사회로 접어들면서 선물은 고급화 다양화됐다. 신규 백화점의 출현, 소비자의 소득향상 등으로 명절선물 문화가 정작했다. 선물 종류도 3000여종으로 늘어났으며 넥타이, 스카프, 지갑 등 신변잡화가 명절선물로 인기를 얻었다. 정육세트, 고급과일, 참치, 통조림 등 식품선물도 성장하게 된다.

90년대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비 양극화가 나타났다. 실용적인 중저가 상품이 인기를 끄는 한편 건강,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비싼 인삼 꿀 영지 등 건강기호식품이 선물로 등장했다. 일반 상품권도 인기를 끌었다.

할인점의 급성장으로 참치, 조미료세트 등 저가규격식품이 주목 받기 시작한 반면 골프 헬스기구 등 고급 스포츠 레저 선물도 등장했다.

그러나 IMF 한파가 불어닥친 98년 설과 추석에는 조미료와 식용유, 생활용품세트에 심지어 빨간 내복까지 70~80년대 유행했던 선물이 인기를 끌었다.

밀레니엄 시대인 2000년대에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됐다. 와인과 올리브유 등 웰빙상품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금융상품도 선물 목록에 등장했다.

설 선물 양극화 현상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3만원 미만의 실속형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 매출도 62.2% 뛰었다.

김은경 기자 c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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