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부, 車책임보험 상반기에만 2번 개정 ‘논란’

2월 상해등급 분류하고 상반기 안에 보상한도도 조정 예정

보상직원 재교육·안내문 제작비용 소모, 소비자 혼란 초래

올해 상반기에만 자동차 책임보험의 동일 규정이 2번이나 변경된다. 이에 손해보험업계는 중복업무라며 시행령 개정을 주관한 국토교통부의 업무 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국교부는 지난 4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중 ‘상해의 구분과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에 관한 적용례’의 상해등급기준을 개정했다. 이어 상반기 내에 같은 규정에 있는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에 대한 개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행령을 살펴보면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이 상해등급에 맞춰 정해져 있다. 그런데 국교부는 우선 등급을 나누고 추후 인상된 한도금액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국교부가 두 가지 개정사안을 동시에 적용 시키는 게 합리적이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교부 관계자는 “상해등급 분류는 책임보험금 한도금액 개정보다 먼저 준비되고 있어 순서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진행했다”며 “한도금액 인상은 다른 개정안과 함께 상반기 안에 적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책임보험금의 한도금액 인상 추진도 이미 2012년 1월에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권고가 나온 상태였다”며 “이는 국교부가 제대로 개정안들을 살펴보지 않고 업무를 추진해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일 시행령에 대해 짧은 기간 2번의 개정으로 고객들의 혼란은 물론 보상직원의 교육, 설명서 등의 교체로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상해등급의 분류는 의료기술의 발전수준을 반영해 상해등급의 의학적 타당성 결여 문제를 보완하고 상해등급간 비약을 해소, 정형외과 영역에 치우쳐 상해등급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병명에 대한 등급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특정 병명에 따라 등급을 차등 적용하는 형태였으나 개정 상해등급의 경우 두부는 뇌손상의 정도에 따라, 척추는 척수손상 및 마비정도에 따라, 정형외과영역은 수술 시행여부 및 방법에 따라 상해등급 적용을 세분화하는 등 환자의 부상정도에 따라 등급을 상·하향 조정하는 세부지침을 마련해 합리적 평가를 도모했다.

책임보험의 보장한도는 현재 책임보험에 가입한 차량의 대인배상은 사망·후유장애 최고 1억원, 부상은 상해등급 1급 기준으로 2000만원이다. 무보험·뺑소니 사고에 의한 피해보상도 똑같은 수준이다.

이 같은 보상한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평균 사망 보험금은 1억800만원이고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0~50세의 평균 사망 보험금은 1억8000만원으로 지금의 보상한도를 초과했다.

국교부는 이에 따라 책임보험금의 보상한도를 사망·휴우장애 1급시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올릴 방안이다.

국교부 관계자는 “사망시 보상한도가 늘어난 만큼 비례해 상해등급에 적용된 금액도 비슷한 비율로 상승 할 것”이라며 “책임보험에만 가입한 운전자와 무보험 운전자로부터 사고를 당한 국민의 고충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채 기자 sfm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