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대기업정서 속 다른 사정 다른 해법
박근혜 정부가 주요 공약으로 내놨던 경제민주화가 거세게 몰아치면서 궁지에 몰린 경제단체들이 각기 다른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이미 사회에는 反대기업 정서가 팽배했고 과거 재계를 이끌었던 대기업 총수들의 부도덕함만 크게 강조됐다. 총수들은 사법당국발 칼바람에 지쳤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규제들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국회에서 잠자는 시간이 길어졌다.
추후 메가톤급 후폭풍을 가져올 통상임금 산정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근로시간 단축법안이 재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해 말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변신을 공언했다. 신축회관을 짓고 옷을 갈아입었고 이에 맞춰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경련은 대기업만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벗고 외연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중견기업들을 회원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대기업 방어 논리와 정책은 한국경제연구원에 일임키로 했다. 시장경제를 전파해 反대기업 정서를 누그러뜨린다는 게 올해 최고 목표 중 하나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전경련이 규제완화만 외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등 변한 게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회원사 확충에 있어서는 중견기업연합회와의 마찰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회적 문제 혹은 경영상 문제로 회장단도 점점 왜소해지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런가하면 업종·지역별 이해를 대변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다른 경제단체들과 다른 행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의 회장직에 오르고 ‘소통’을 강조하면서 부터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사를 통해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라는 발언을 했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찬성한다는 의중을 밝히기도 했다. 특정집단만 대변해서는 정부와 국회,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주로 노사문제를 다루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선장 없이 최대 난제를 맞았다. 이희범 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임기가 지난 이후 후임 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차기 회장 후보를 구하지 못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임금 후폭풍과 근로시간 단축문제, 잦아진 노동계의 정치파업 앞에서 재계를 대변하고 조율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짝수해인 탓에 기업별 임단협이 몰려있어 한바탕 줄다리기로 몸살을 앓게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재계와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대기업과 상생해야 하는 특성상 사안에 따라 같은 주장을 펼치되 아쉬운 점을 토로하는 정도다. 특히 규제완화에 있어서는 전경련과 함께 움직이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힘들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경제민주화 난국에 이어 북한 핵위협과 원고엔저까지 가세해 경제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대내외적 위기 속에 경제단체들의 각기 다른 행보와 전략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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