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정책금융공사가 핵심 출자자로 조성한 사모펀드 ‘원익 그로스챔프 2011의 3호’는 유니슨이 발행한 250여억원의 전환사채(CB) 매입했다. 연 이자율 2.5%에 전환가액은 6479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유니슨 주가는 사모펀드에서 자금 수혈을 받은 직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전환가를 4536원으로 낮추긴 했지만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원금 회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유니슨 감사보고서(2013년)를 작성한 회계법인은 “회사의 당기순손실이 765억원이고, 작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89억원 초과해 계속 기업으로서 그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명시했다.
유니슨은 산업은행 등 은행권 채무도 갚지 못해 2010년 7월 이후 4년째 ‘패스트 트랙(신속회생절차)’을 밟고 있는 회사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추가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는 펀드 운용사의 재량”이라면서도 “상장폐지 여부를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책금융공사의 사모펀드 투자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의 플랜트 제조업체 일성도 정책금융공사의 사모펀드 투자 실패 사례로 꼽힌다. 정책공사는 ‘KoFC-신한프런티어챔프2010의4호’를 통해 2011년 4월 일성이 실시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나 일성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올해도 1조원가량을 사모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모펀드업계에선 통합산업은행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공사가 예정대로 투자금액을 집행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수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사모펀드 운용사(GP), 정책금융공사는 펀드출자자(LP)”라며 “한 기관이 GP와 LP를 동시에 할 수는 없는 만큼 둘 중 하나의 기능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용 기자 morbi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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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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