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방식 경쟁입찰 유력···2파전 양상 펼쳐질듯매입 대금만 3~4조원···개발때 1조원 차익 전망
한전 본사 부지 매각 대금이 3~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는 만큼 재계에서는 매입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삼성과 현대기아차 그룹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전 본사 부지가 부동산 시장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 2005년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본격 추진되면서다.
한전 부지와 건물 연면적은 각각 7만9342㎡, 9만7157㎡의 메머드급이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장부 가격만 2조원대로 추정되는 한전 부지와 건물은 실제 시장에서 3~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인해 한전이 2008년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정상화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의해 내년 11월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부지를 팔아야 한다.
한전에서 그동안 고려했던 프로젝트파인낸싱(PF), 자산신탁, 자산유동화(ABS)증권 발행,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등 금융 방식의 입찰에서 공개경쟁 방식으로의 전환이 나돌고 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까지 매각 방법은 확정 안됐다”며 입찰 방식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사실상 공개경쟁입찰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금융방식으로 추진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형프로젝트가 좌초된 사례에서 비춰볼 때 위험부담이 적고 무난한 공개경쟁입찰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요즘 같은 경기에서 PF투자 자체는 리스크가 커 힘들다”고 말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만약 한전이 공개경쟁입찰에 나설 경우 본사 부지 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군은 다섯손가락에 꼽을 만큼 압축된다.
1원이라도 더 써내면 경쟁자를 제치고 낙찰 받게 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의 특성상 3~4조원의 ‘메머드급’ 한전 본사 매각에 뛰어들 국내 기업으로 사실상 재계 1위, 2위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정도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삼성과 현대차가 끊임없이 한전 본사 부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전 본사 매입 여부와 관련한 사실유무에 대해 삼성과 현대차는 말을 아끼면서도 참여의사를 비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강남에 둥지를 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강남과 삼성동을 잇는 ‘삼성타운’ 구축을 위해 한국감정원을 매입한 삼성으로서 한전 본사는 양보할 수 없는 카드다.
삼성은 한전 본사를 손에 넣으면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계열사와 은행 등 외부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해 개발하겠다는 계획까지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뚝섬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 개발이 서울시 반대로 무산되며 체면을 구긴 현대차 역시 한전 부지매입에 관심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가 “계동과 양재도 사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여러 계열사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을 유치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 매입으로 양재동 본사와 전시관을 강남권으로 옮기면서 그룹 위상에 맞는 랜드마크를 서울 중심부에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가 물밑에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전 본사 부지의 입찰이 본 궤도 오르면 재계 1위, 2위의 양보없는 전(錢)의 전쟁이 불꽃을 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과 현대차의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실제 CEO스코어가 올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60조원, 현대차는 39조53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 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한전 본사 부지를 놓고 전쟁을 준비하는 삼성과 현대차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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