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구글링’(구글 검색)만 해도 개인 신상정보를 다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과거 이 사람이 무엇을 했고 어디에 댓글을 남겼으며 어떤 사진을 올렸었는지 모두 조회가 된다. 이 때문에 내가 과거에 올렸건 나와 관계된 사람이 과거에 올렸건 나를 알리는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는 것에 피로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또 인터넷의 특성상 망각의 개념이 없어 한 개인의 주홍글씨로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기억력이 흐려지고 문서가 폐기돼 꼬리표가 오래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검색을 하면 다 나오니 끝까지 남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그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며 자신에 대한 정보는 본인이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과거 페이스북 등의 SNS에 잘못 올린 글이 자기 취직이라든지 여러 가지 향후 결혼이라든지 이런 장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빅터 메이어-쇤베르크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인터넷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시대에서는 결코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서 “최근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 사람은 변하고 발전하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다만 개인이 자신에 관련된 정보의 통제권을 갖게 된다하더라도 인터넷 상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지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에 대한 정보는 나뿐만이 아닌 나와 연관된 사람들에게도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올렸던 나를 지우는 데만도 아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또 현실에 맞춰 과거를 지우다 보면 도대체 무엇이 우리에게 남느냐는 본질적인 성찰도 필요하다. 언제든 자신에 관한 정보를 삭제할 수 있다면 개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도 있는 문제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기술센터(CDT) 산하 소비자 프라이버시 프로젝트의 저스틴 브룩먼 소장은 “과연 인터넷에서 진실된 정보와 그릇된 정보를 정확히 구분해서 삭제할 능력이 개인에게 있는지 걱정된다”며 “오랜 시간이 흘러 어떤 개인에 관한 정보가 일반 대중들에게 더는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언론은 과거 기사를 삭제할 의무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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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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