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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지금 때이른 탄소와의 전쟁 중

재계는 지금 때이른 탄소와의 전쟁 중

등록 2014.08.11 17:20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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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은 시행 않는 탄소배출권거래제·저탄소차협력금제도

재계는 지금 때이른 탄소와의 전쟁 중 기사의 사진


재계가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취지의 각종 탄소배출관련 제도를 놓고 시름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기업들의 추가 비용부담에 따라 경쟁력 약화, 또는 경영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경련 등 재계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계획대로 실시될 경우 국내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는 정부의 업종 감축목표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세계 최고의 모든 감축기술과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경련 등의 설명이다.

재계는 제도 시행시 국내 생산물량이 해외로 거점을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경쟁국은 온실가스 관련 규제가 없는데다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공장 신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금액와 고용유발 효과는 고스란히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로 인한 부담금액은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려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이미 해외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 배출권 비용부담을 제품가격에 인상할 수가 없어 ‘사면초가’인 상황.

정부의 탄소할당 계획안에 맞춰 생산한다면 내년 이후에는 연간 6500만톤 이상은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된다면 부족한 국내 생산물량은 경쟁국에서 수입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은 그대로 유지되고 국내 철강산업만 고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는 또 외국투자기업들이 배출권비용 부담에 따라 생산원가가 낮은 다른 해외공장과 계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국내투자 및 생산계약이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시멘트업계의 경우 배출권 비용까지 따지면 수익구조 개선은 더욱 힘들어진다. 전경련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차라리 배출량 비용을 물지 않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기존 시설 가동률을 높여 생산을 확대하면 배출권 비용 증가를 피할 길이 없어진다. 성장업체는 엄청난 배출권 구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물량을 늘리는 신증설을 고민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신소재배출권 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신기술 개발이 지연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제품의 상용화가 늦어지고 신시장 선점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배출권거래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내년 시행이 예정된 저탄소차협력금제도 역시 국산차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상대적으로 외산차 구매를 부추기는 역차별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재계는 지적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부품업체들에게까지 직결돼 산업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진행된 한국경제연구원 세미나에서는 판매대수의 64%가 휘발유차인 국산차와 달리 외산차의 경우 약 60%가 디젤차이이기 때문에 제도로 인해 국산 중형차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란 분석결과도 나왔다.

일각에선 현 검토안 하에서는 자동차 구입시 소비자의 추가부담금이 6년후인 2020년에 총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 제도가 소비자에게 비용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부 환경단체 및 관련 언론들은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원안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독 우리나라만 두드러진 중대형차 선호 성향이 완화되고 도시의 대기질이 개선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저탄소차를 만들기 위한 자동차업계의 노력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거래제의 경우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도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제도인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이를 시행해 경쟁력 악화를 불러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행 취소가 어렵다면 시기를 늦추거나 업종별 탄소할당량을 보다 현실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저탄소차협력금제도 역시 프랑스, 덴마크 등 5개국 정도에서만 시행되는데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국에서 완성차를 만드는 프랑스에서는 매년 최소 수천억원의 이익감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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