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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노믹스, 파국으로 ‘키’ 돌리나

최경환 노믹스, 파국으로 ‘키’ 돌리나

등록 2014.09.02 14:38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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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환율 정책 외국 투기자본 유입 불러와부동산 거품···시장 왜곡시킬 우려 있어가계부채 증가세와 맞물리면 자칫 위험

뚝섬에서 바라본 잠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뚝섬에서 바라본 잠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외국 투기자본이 몰리는 형국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저환율·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수익률이 급상승하면서 발생한 영향이다.

현재 한국과 비슷한 외국의 사례로 볼 때 이른바 ‘중동 오일머니’나 ‘중국 큰손’ 등 외국 투기자본의 유입은 실질적인 경제 성장의 뒷받침 없는 상태에서 거품을 일으켜 부동산 시장 체질을 약화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곧 맞이해야 할 가까운 미래와 다르지 않음을 우려했다. 더욱이 정부가 7·24 대책에 이어 불과 한 달여 만인 1일 또다시 커내 든 고강도 규제 완화 카드와 맞물린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거래된 3만3000㎡ 이상 대형 오피스는 총 7개 중 외국자본이 사들였거나 매입 예정인 곳은 5개로 거래대금은 1조8600억원을 넘는다. 거래건수로는 71%, 금액으로는 87%를 외국자본이 차지했다.

특히 올해 거래된 4000억원대 이상 프라임급 빌딩은 중동 오일머니가 쓸어 담았다. 올해 최대어로 꼽힌 스테이트타워남산은 아랍에미리트의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에 매각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영국과 미국의 환율이 바닥을 치자 중동 오일머니와 중국 큰손들이 고급 주택과 빌딩을 사들였던 것과 유사하다. 이런 탓에 영국과 미국 전체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미국 뉴욕 부동산 시장에는 중국 큰손들이 몰려들었다. 맨하탄 중심부 50층 높이 초고층 건물로 미국에서 가장 값비싼 건물인 제너럴모터스(GM) 빌딩을 중국 기업가가 지난해 6월 GM빌딩의 지분 40%를 14억달러에 사들였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올해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액을 1780억달러(약 181조원)로 추산했다.

덩달아 미국 전역 집값도 상승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미국 집값은 1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4월 대비 85.7% 선을 회복했다.

강세를 보이는 집값과 반대로 경제 성장동력은 하락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부동산 시장이 왜곡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미국 소비지출은 전달보다 0.1% 줄었다. 가계 소비가 감소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닫은 것이다.

소비지출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해 중요한 지표다. 7월 가계소비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3분기 성장률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개인 소득 증가율도 감소했다. 개인 소득 증가율은 0.5%에서 0.2%로 줄었다. 국제 금융위기 직후 10%를 실업률은 7월 들어 6.2%까지 떨어졌으나 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지난 2010년 이후 해마다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동시에 부동산구매력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집값은 오르는데 가계소득은 제자리인 탓에 집을 점점 사기 어려워 지는 셈이다.

한국 역시 경제성장률은 더디기만 하고 가계소득은 제자리다. 가계부채는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무려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올해 2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적자 가구 비율은 23.0%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9%p 늘었다.

한 전문가는 “부동산 거품은 언제든지 우리 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최경환 경제팀은 다소 충격이 뒤 따르겠지만 부동산 거품을 걷어내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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