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보다 수익성 높다” vs “균열 등 안전 위협”
강남권 아파트에서는 최초로 시작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이 앞으로의 사업진행에 있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공사가 선정되는 등 지지부진했던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붙은 듯 보였으나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이 많아 상당한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찾아간 서울 강남구 개포 대청아파트. 비가 오는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단지 내에는 썰렁함이 감돌았고 리모델링사업을 반대한다는 현수막만이 펄럭였다.
이 아파트는 강남권 아파트에서는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다.
지난 2008년부터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이 단지는 이전까지 사업속도가 지지부진했으나 리모델링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포스코건설을 최근 시공사로 선정해 앞으로 해당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제는 주민 일부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은 재건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사업성 측면도 있지만, 안전에서 문제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윤재 리모델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아파트 지하가 암반으로 돼 있어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되면 돈 내고 집만 망가트리는 꼴이다”며 “가뜩이나 안전 논란이 붉어져 온 리모델링사업이다. SH공사 토목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이 아파트에서는(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리모델링 사업을 별로 해보지 않은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며 “이번에 평택사건도 포스코건설이 시공했다고 전해 들었다. 사고가 안생기라는 법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 인원이 집을 세주고 나가 사는 사람들인 것으로 안다”며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채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조합 측은 먼저 개포 대청아파트는 용적률에서 이미 걸려 재건축 추진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현실상 재건축이 리모델링 사업보다 사업성이 높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단지 용적률이 현재 182%다. 그런데 재건축을 하려면 400%이상은 되어야한다”며 “용적률이 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뒤에 자이아파트가 있어 일조권 침해를 줄 수 밖에 없다. 재건축은 무리다”고 말했다.
또 그는 “포스코가 제시한 입주기간은 2018년이다. 5년 안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이다. 근데 재건축을 하게되면 평균 10년 이상씩 걸리기 때문에 남은 기간까지 생각하면 18년 후에나 입주할 수 있다. 그때 되면 주위 재건축단지들이 대부분 입주해 은마아파트처럼 빈민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총회를 거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사업이 우선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반대의견의 조합원들과의 마찰 탓에 사업이 지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사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비대위 측이 절차의 문제 등을 파헤쳐 고소를 하거나 하면 공사 진행에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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